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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굴 위한 룰 변경? MBC 시상식, 재미도 감동도 놓쳤다

정해욱 기자

기사입력 2012-01-01 13:43


'최고의 사랑'으로 2011 드라마대상에서 미니시리즈 부문 최우수상을 차지한 차승원. 사진제공=MBC

누구를 위한 룰 변경이었을까. MBC 연말 시상식이 도마 위에 올랐다.

MBC는 2011년 연말 시상식을 앞두고 시상 방식을 전격 변경했다. 연예 대상과 드라마 대상 모두 개인이 아닌 작품에 시상하기로 했다. MBC 측은 "공동 수상 남발과 공정성 시비를 사전에 막기 위해서"라고 이유를 밝혔다.

'우리들의 일밤-나는 가수다'(이하 나가수)는 시상식 제도 변경에 따른 혜택을 톡톡히 누렸다. '나가수'는 지난달 29일 방송된 '2011 MBC 방송연예대상'에서 올해의 프로그램상을 수상했다. 개인 수상에서 작품 수상으로 룰이 변경되면서 '나가수'의 수상은 이미 예견됐다. 특정 개인에게 대상을 주기 어려운 '나가수'에게 상을 주기 위한 의도로 시상 방식을 바꾼 것이 아니냐는 말까지 나왔다.

'나가수'는 2011년을 가장 뜨겁게 달궜던 프로그램. MBC 예능을 통틀어 최고의 평가를 받을만한 자격이 있는 프로그램이다. 하지만 예상된 후보가 예상대로 상을 받으면서 보는 재미는 떨어졌다.

감동도 없었다. 이날 수상 무대엔 박정현 김범수 YB 박완규 등 '나가수'의 출연진과 스태프가 모두 함께 올라 소감을 전했다. 하지만 과거 스타들이 대상을 차지한 뒤 감격에 겨워 눈물을 흘리던 풍경은 볼 수 없었다. 상의 주인공이 작품이었던 탓에 출연진은 다소 어리둥절해 하는 모습까지 보였다. 공동 수상를 막겠다는 의도로 룰을 바꿨지만, 결과적으로 모두에게 상을 주기 위한 '꼼수'가 돼 버린 셈이다.

이날 유력한 대상 후보로 지목됐던 유재석은 쇼버라이어티 부문 남자 최우수상을 받았다. 쇼버라이어티 부문의 박미선, 코미디 시트콤 부문의 김갑수와 윤유선 등 총 4명이 최우수상을 받은 탓에 희소성이 떨어졌다. 유재석은 담담하게 주변 사람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하루 뒤 '2011 SBS 연예대상'에서 대상을 받은 뒤 눈시울을 붉힌 것과는 대조되는 모습이었다.

'2011 MBC 드라마대상'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연출됐다.

'최고의 사랑'은 올해의 드라마로 선정됐고, 유력한 대상 후보였던 차승원은 미니시리즈 부문 남자 최우수상을 받는 데 그쳤다. 차승원은 수상을 어느 정도 예상한 듯 무대에 올라 소감을 밝혔다. 올해의 드라마 수상 무대에선 "상이 하나라서 제 이름이라도 새겨서 집에 갖다놔야겠다"며 다소 아쉬움이 남는 듯한 발언을 했다. 차승원의 경우 미니시리즈 부문의 공효진, 연속극 부문의 김석훈, 김현주, 신애라 등 함께 최우수상의 주인공이 됐다.


한 연예 관계자는 "작품 수상은 한 작품을 같이 하며 고생한 연기자와 스태프들에게 모두 주어지는 상인 만큼 모두가 즐기는 훈훈한 분위기를 많들 수 있다는 점에선 긍정적이다. 하지만 긴장감 넘치는 시상식의 재미를 원하는 시청자의 입장에선 흥미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 또 유력한 대상 후보로 거론되던 배우의 입장에서도 섭섭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생각을 밝혔다.

한편 MBC는 지난달 31일 방송된 '2011 MBC 가요대제전'에선 잇따른 음향사고와 매끄럽지 못한 진행으로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정해욱 기자 amorr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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