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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말 수목극은 '1강 1중 1약'으로 설명할 수 있다. SBS '뿌리깊은 나무'는 시청률과 화제성, 두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으며 큰 인기를 얻었다. KBS2 '영광의 재인'은 시청률 면에서는 무난한 성적을 거뒀고 MBC '나도, 꽃'은 흥행에 실패했다. 그리고 내년 1월 4일부터는 지상파 3사에서 일제히 '신상' 드라마를 선보이며 '新수목대전'의 포문을 연다.
MBC '해를 품은 달'은 초반부터 대중들의 입에 많이 오르내렸던 작품. 때아닌 한가인의 하차설이 등장해 관심을 모으기도 했고 김수현 정일우 등 '꽃미남'들이 등장해 이슈가 되기도 했다. 하지만 가장 관심이 가는 것은 '원더풀 라이프' '경성스캔들'로 호평을 받은 진수완 작가와 '환생-NEXT' '스포트라이트' '로열패밀리'의 김도훈 PD가 호흡을 맞춰 '웰메이드 드라마'가 탄생할 것이라는 기대다. 게다가 '성균관 스캔들'의 원작이 된 '성균관 유생들의 나날'을 원작자 정은궐 작가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했다는 것도 관심거리다.
KBS2 '난폭한 로맨스'는 군제대후 첫 작품 '여인의 향기'에서 '대박'을 터뜨린 이동욱과 '포세이돈'으로 쓴 맛을 본 이시영이 '절치부심'한 작품이다. 여자 경호원 은재(이시영)과 야구선수 무열(이동욱)의 로맨스를 코믹터치로 그린 '난폭한 로맨스'는 이시영이 일명 '폭탄'머리를 하고 등장한 것부터 관심을 모았다. '앙숙관계'로 시작한 이들이 어떻게 로맨스를 그려갈지 기대되는 작품이다. 특히 '연애시대'의 박연선 작가와 '소문난 칠공주' '태양의 여자'의 배경수 PD가 의기투합한 작품으로 기대가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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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 작품들이 약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 '부탁해요 캡틴'은 기내와 관제탑 내부를 얼마나 완성도 있게 그릴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연출을 맡은 주동민 PD는 "아시아나 항공의 도움을 받아 최대한 기내와 같이 세트를 만들었다. 하지만 직접 카메라를 대 보면 마음에 안드는 부분이 보인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눈이 많이 높아진 국내 시청자들을 얼마나 만족시킬 수 있을지가 성패를 쥐고 있다는 의미다.
'해를 품은 달'은 전작 '나도 꽃'이 가장 약점이다. 15회로 조기종영한 '나도 꽃'은 5%내외의 시청률을 기록중이다. '최고의 사랑' 이후 '넌 내게 반했어' '지고는 못살아'에 이어 '나도 꽃'까지 줄줄이 참패했기 때문에 그 영향이 적지 않다는 분석이다. 판타지 멜로 사극이라는 다소 생소한 장르도 눈에 띈다. 조선시대 가상의 왕과 무녀의 로맨스라는 것이 시청자들에게 얼마나 설득력 있게 다가갈지 의문이다.
'난폭한 로맨스'는 색다른 로맨스를 보여줄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로맨틱 코미디는 국내 드라마에서 가장 흔한 장르 중 하나다. 또 터프한 여성의 로맨스도 최근에는 꽤 자주 그려졌다. 때문에 시청자들 사이에서 '로맨틱 코미디'에 대한 기대감은 어느 정도 떨어져 있는 상태. 최근 방송한 로맨틱 코미디 드라마들이 흥행에 실패하거나 뒷심없이 마무리된 경우가 많은 것도 이같은 분위기를 만들었다. 이런 선입견을 어떻게 극복하고 톡톡 튀는 러브라인을 그려나갈 것인지가 '난폭한 로맨스'의 관전 포인트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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