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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연의 S다이어리] 최고의 키스

김형중 기자

기사입력 2011-11-30 08:59


키스를 결심한 사람의 표정은 섹시하다. 상대에게 섬광처럼 집중하는 시선. 그리고 묘한 성적 흥분이 감도는 표정은 상당히 본능적이다. 그때는 배고픈 것도, 화장실 가고 싶은 것도, 카드 청구고지서가 날아오는 것도 다 잊어버릴 수 있는 어떤 경지의 순간이다.

키스를 하면 그 사람을 가질 수 있어 좋고, 그 사람을 마음대로 만질 수 있어 좋고, 무엇보다 세상 모든 것을 잊고 그 육감적인 행위에만 집중할 수 있어 좋다.

누구나에게 첫 키스의 추억은 짜릿하다. 입맞춤이라는 게 그냥 입술만 맞대는 것인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서로의 혀를 교환하고 애무하는 행위라는 것을 알았을 때 누구나 한 번씩 놀라게 된다. 하긴 입을 맞추면 혀라도 움직여야지, 그게 아니면 너무 할 게 없기도 하다. 순수하게 사랑하는 마음에서 키스를 시작해도, 결국에는 욕구를 풀기 위한 어떤 행위가 되고 마는 것이 키스의 현실이다.

단순히 키스로만 끝나는 행위도 더러 있지만, 키스는 모든 육체관계의 시작이 되기도 한다. S는 쉽게 만나는 남자들과 깊은 관계가 되는 건 모두 키스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이젠 정말 안 할 거야. 그것만 안 하면 더 이상 사고도 안 칠 테니까." 깊이 사귀었던 남자와 헤어지거나 자고 나서 차였을 때 늘 그렇게 결심했다. 하지만 남자들은 차안에서, 골목길에서, 공원에서 그녀가 멍 때리고 있기만 하면 시도해왔다. 정말 틈만 나면 데이트하는 여자의 입술을 훔치고 싶은 남자들은 많다. 어쩌면 그 틈만 노리고 있는 지도 모른다. 한번만 성공하면 앞으로 수 백 번 그녀의 입술을 가질 수 있으니 말이다. 심지어 말도 안 하고 키스를 하는 남자들은 많다. 이미 귀때기 맞을 각오는 되어 있다. 하지만 하기 전에 말로 허락을 하는 경우는 없다. 그냥 뜨거운 눈빛이 끝이다. 절대로 양보할 수 없다는 강력한 눈빛. 그렇게 시작한 키스는 대개 전희가 되고, 이후 섹스로 발전한다. 여자도 그 키스가 아주 별로가 아니라면 몸이 동해지고, 그와 자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처음 범했던 입술에서 다른 살에도 타액을 묻히고 싶어진다. 키스는 몸속에 감추어진 열망을 깨우고 열정을 육체적 욕구로 환원하는 작업인 셈이다. S는 키스를 하다 항상 남자의 바지를 먼저 벗긴다.

섹스의 시작을 의미하는 키스도 섹시하지만, 섹스를 하면서 나누는 키스도 섹시하다. 이미 옷을 벗고, 더 진한 행위까지 한 뒤라 어떤 이들은 섹스 중에 키스를 하는 것은 별반 의미가 없는 것처럼 보인다. 대개 오럴이나, 가슴 애무, 삽입에 열을 더 올리기 마련이다. 그 정도 난이도가 되면 키스쯤 무엇이 야하겠는가. 어느 순간부터 삽입을 하면서 키스를 즐기게 되었다는 M은 말한다. "처음에는 몰랐는데, 그거 하면서 그가 입을 맞추는데 정말 좋은 거야. 이젠 내가 먼저 하곤 해." 키스 중의 최고의 키스는 첫 키스도 아니요, 골목길에서 갑자기 거세게 밀쳐지고 다소 강제로 당하는 키스도 아니요, 커플링을 나눠 끼면서 나누는 키스도 아니요, 남성과 관계 중 나누는 키스다. 남자의 뒤통수를 끌어당기며 키스를 청하면 대개 남자들은 피하지 않는다. 피할 리가 없다. 그 사람과 정말 하나가 되었다는 순간. 오르가즘과 동시에 키스에 열중하는 시간. 그것이야 말로 최고의 키스다.

어떤 남자들은 여자가 사랑받는다는 느낌을 들게 해주기 위해 일부러 여자의 머리를 쓰다듬는다던지, 따뜻하게 안아준다던지, 이마나 입술에 가볍게 키스를 하기도 한다. 성급하게 사정하자마자 몸을 빼고 차가워지는 남자는 최악이다. 키스는 섹스를 위한 전희가 되기도 하고, 후희가 되기도 한다. 어떤 의미이든 단순히 욕구 충족이 아닌 상대로부터 '사랑받고 있다'는 메시지가 있을 때, 키스는 더욱 황홀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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