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0회, 제31회와 다름없이 올해도 최우수작품상을 연출한 감독들이 예외 없이 감독상 후보에 올랐다. 작품상과 감독상이 한 감독에게 돌아갈 가능성도 있다. 다섯 명의 감독 모두 이같은 영광을 차지하기에 부족함이 없는 후보들이다. 청룡의 밤에 펼쳐질 명감독 간의 치열한 경쟁에 충무로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예은 기자 yeeuney@sportschosun.com
김한민('최종병기 활')
긴박함이 돋보이는 스릴러 전문으로 불리던 김 감독은 '최종병기 활'을 통해 액션 사극에도 일가견이 있음을 보여줬다. 최초로 활을 이용한 액션을 선보이며 숨막히는 몰입감을 선사한 '최종병기 활'은 여름부터 가을까지 극장가를 평정하고 올해 최고의 흥행작이 됐다. 2007년 '극락도 살인사건'으로 데뷔한 김 감독은 그 해 청룡영화상 신인감독상과 갱상을 모두 석권하며 실력을 인정받았다.
영화계의 액션 키드이며 사회적 관심이 강한 감독이자, 스스로도 연기를 하는 배우이기도 한 류승완 감독은 '부당거래'의 치밀한 스토리 속에 류 감독 특유의 비판정신을 녹였다. '아라한 장풍대작전'같은 코믹 무협물, '주먹이 운다' 등의 휴먼 스토리, '다찌마와 리' 류의 코미디까지 작품 세계가 아주 넓은 류 감독이지만 올해 내놓은 '부당거래'가 그의 대표작이라는 데 영화계에선 이견이 없다.
장훈('고지전')
아직 신인급인데도 충무로 최고의 실력파 감독 대열에 오른 장 감독은 세 번째 장편 '고지전'으로 올해 주요 영화상 작품상을 수집하고 있다. '고지전'은 이미 대종상과 영평상, 부일영화상 최우수작품상을 수상했고, 특히 영평상에선 감독상까지 같이 받았다. 장 감독은 '영화는 영화다'로 영평상 신인상, 대종상 시나리오상을 받았고 지난해 '의형제'로 영평상 감독상, 청룡영화상 최우수작품상을 수상했다.
황동혁('도가니')
장편 데뷔작 '마이 파더'에 이어 올해의 화제작 '도가니'까지 연속으로 실화를 소재로 한 묵직한 작품을 내놓았다. '도가니'에서는 청각장애인 학교 내에서의 성폭행 사건을 다뤘고, 당초 불편한 내용 때문에 큰 흥행을 기대하지 못했지만 사회 전반의 문제로 급부상하면서 올해 가장 뜨거운 화제작이 됐다. 황 감독은 냉정한 시선을 유지하면서도 뜨거운 감정을 끌어내는 데 탁월한 재능을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