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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 같이 이상하고 의뭉스러운 캐릭터들이 모여 발칙한 상상을 하게 만드는 드라마가 등장했다.
'나도, 꽃'은 '내 이름은 김삼순'을 집필했던 김도우 작가 특유의 직설적인 화법과 톡톡 튀는 대사가 첫 회부터 눈길을 끌었다. 이지아가 연기하는 여순경 차봉선은 마치 영화 '미쓰 홍당무'에서 공효진이 연기했던 비호감 캐릭터 양미숙을 연상시키듯 종잡을 수 모습으로 시청자들의 혼을 빼놓고 있다. 여기에 앞으로 러브 라인을 형성할 남자주인공 서재희와의 에피소드는 다소 뜬금없이 전개되고 있다. 앳된 외모의 윤시윤을 사이에 두고 이지아, 한고은, 서효림 세 여배우가 그려내는 사랑 쟁탈전도 묘한 느낌을 자아낸다. 로맨틱 코미디인데도 어딘 지 모르게 더 치명적(?)인 치정을 보여줄 것 같은 착시 효과마저 풍기기 때문이다. 차봉선과 박태화의 대화는 또 어떤가. 이상하긴 마찬가지다.
'나도, 꽃'은 안방극장에서 근래 보기 드문 독특한 이야기 코드로 로맨틱 코미디의 진화를 보여주고 있다. 그런데 서태지와의 결혼으로 세간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이지아의 복귀작이라는 점이 부각되면서 자칫 드라마가 가진 매력을 놓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낳고 있다.
'나도, 꽃'이 폭넓은 시청층을 형성하며 새로운 형식의 로맨틱 코미디로 평가받을 수 있을 지 기대가 모아진다.
김명은 기자 dram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