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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프터스토리]임재범 내세운 '바람에 실려', '재밌는 다큐'일까 '재미없는 예능'일까?

정해욱 기자

기사입력 2011-11-07 10:39 | 최종수정 2011-11-08 15:27


사진제공=MBC

'재밌는 다큐일까, 재미없는 예능일까?'

MBC '우리들의 일밤-바람에 실려'(이하 바람에 실려)에 대한 시청자들의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일단 시청률 면에선 낙제점이다. 지난달 2일 첫 전파를 탄 '바람에 실려'는 방송 내내 한자릿수 시청률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예능 프로그램으로서의 재미가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볼 것이라곤 미국 현지의 풍경과 임재범의 라이브 무대뿐이라는 불만 섞인 목소리도 나온다. KBS2 '해피선데이-남자의 자격', SBS '일요일이 좋다-런닝맨' 등 같은 시간대 방송되는 예능 프로그램과 경쟁을 벌이기엔 역부족이란 평가다.

하지만 정반대의 의견을 내놓는 시청자들도 있다. 미국 현지의 풍광과 임재범의 라이브 무대 등 다른 예능 프로그램에선 볼 수 없는 수준 높은 볼거리가 있다는 것. 각종 예능 프로그램에서 등장하는 다소 가학적이고 유치한 게임 장면이 없다는 것도 장점으로 꼽힌다. 영상, 편집 등 프로그램의 완성도만 놓고 봤을 땐 현재 방송 중인 예능 프로그램 중 가장 뛰어나다는 평가도 있다.

이와 같은 상반된 평가는 '바람에 실려'의 장르적 특성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바람에 실려'는 임재범 김영호 이준혁 하광훈 등 출연진이 미국으로 음악 여행을 떠나 음악을 만들고 우리 음악을 알리는 과정을 그린다. '발 닿는 대로' 여행하는 과정을 보여주는 컨셉트란 점에선 예능 프로그램이라기 보다는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에 가깝다. '신개념 예능 프로그램'으로 평가 받기도 한다.

'바람에 실려'는 '재밌는 다큐'로서 경쟁력을 가지고 있다. MBC '우리들의 일밤-나는 가수다'를 통해 신드롬을 일으켰던 임재범이 출연하는데다가 뛰어난 색채미와 영상미를 자랑한다. 임재범 김영호 등 출연자들의 수준 높은 노래를 라이브로 들을 수 있다는 점 역시 매력적이다.

하지만 '재밌는 예능'으로 인정받기엔 부족해 보인다. 임재범에게 모든 것이 집중돼 있지만, 임재범 혼자 예능 프로그램을 이끌어가기엔 역부족이다. 예능 프로그램 출연이 처음인 가수, 배우, 작곡가 등이 주요 출연진인 탓에 중심을 잡아줄 사람이 보이지 않는다.


이 때문에 애초에 편성이 잘못된 것이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온다. 각 방송사의 대표 예능 프로그램이 격돌하는 지금의 시간대가 아닌, 주중 밤 시간대에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으로 편성됐다면 볼만한 다큐로 화제를 모을 수도 있었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한편 지난 6일 방송된 '바람에 실려'는 광고를 제외한 코너별 시청률(AGB닐슨미디어리서치)에서 4.6%를 기록했다. KBS2 '해피선데이-남자의 자격'은 12.0%, SBS '일요일이 좋다-런닝맨'은 16.9%였다.
정해욱 기자 amorr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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