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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자고 하는 소리에 이런 냉철한 분석이 들어있다니..."
지난 2일 방송된 '무한도전'의 박명수, 정형돈, 하하 편은 그 정수를 모아 놓았다.
MC 김구라와 게스트인 박명수는 서로를 물고 뜯는 '싸움' 중에도 자신들의 예능 캐릭터에 대한 심도 있는 토크를 이어갔다.
또 탁재훈, 김제동과 함께 프로그램을 했다가 실패했던 경험을 털어놓으며 그 원인을 명확히 분석하기도 했다.
웃기는 데 욕심이 많은 박명수와 탁재훈이 서로 말을 많이 했고, 그 가운데서 중심을 잡아줄 것 같았던 김제동마저 개그에 욕심을 부려 결국 '최악의 조합'이 이뤄진 것. 박명수는 "담당 PD가 당신들끼리 방송하지 말라고 했다"고 말해 큰 웃음을 안겼다.
웃자고 한 얘기이지만 이는 집단 MC 체제에서 MC들의 조합이 얼마나 중요한 지를 단적으로 말해준다. 무엇보다 이들 스스로가 계산된 MC 조합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다는 점을 시사한 것이자 1인자와 2인자의 관계도, 예능 프로그램의 장수 비결 등을 설명해주는 대목이기도 하다.
'라스'의 심층토크는 그래서 알고 보면 방송계의 생리를 적나라하게 혹은 솔직하게 드러내는 기능을 하고 있다.
그냥 웃고 떠드는 토크쇼라는 편견을 깨는 '라스'만의 매력이 더욱 돋보일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김명은 기자 dram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