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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캣츠' 유회웅 "길 가다 고양이만 보이면 흉내내요."

김형중 기자

기사입력 2011-10-03 11:18


◇뮤지컬 '캣츠'에 출연 중인 배우 유회웅. 그는 "장차 뮤지컬 안무를 하는 것이 꿈"이라고 말했다. 홍찬일기자 hongil@sportschosun.com

"길 가다 고양이만 보이면 한참 관찰하고 따라해요. 모르는 분들이 보면 되게 이상한 사람이라고 했을 거예요.(웃음)"

뮤지컬 '캣츠'에서 마법사고양이 미스토펠리스를 연기하고 있는 배우 유회웅의 '직업병'이다. 고양이들이 주인공이라 고양이처럼 움직여야 한다. 무대 위의 동선은 정해져있지만 혼자 있을 때는 자신의 캐릭터에 맞춰 자연스럽게 고양이처럼 굴어야한다.

이러다보니 아침에 일어나면 자신도 모르게 '야옹~'하며 인상을 한 번 써보게 되고, 길 가다 고양이만 보면 본능적으로 '연구 모드'에 돌입한다. 천식 때문에 직접 키우지는 못하지만 기회가 될 때마다 그들의 표정, 동작을 꼼꼼히 관찰하고 흉내낸다. 인간인지 고양이인지 모를 생활을 하고 있는 것이다.

"2002년에 객석에서 '캣츠'를 처음 봤을 때 미스토펠리스가 확 눈에 들어오더라고요. 언제 기회되면 한 번 해보고 싶다고 막연히 생각했죠."

이력이 특이하다. 국립발레단 출신이다. 2008년 '캣츠'의 국내 초연 때 오디션에 합격해 과거의 꿈을 이루자 발레단을 그만 뒀다. "정형화된 틀보다는 자유롭게 상상력을 발휘하고 싶어서"가 이유. 이번 '캣츠'는 두 번째 출연이기도 하다. 다른 일정이 있어서 못 할 뻔 했으나 '미스토펠리스는 당신이 적역'이라는 제작진의 끈질긴 러브콜에 도장을 찍고 말았다.

사실 미스토펠리스는 대사는 없지만 끊임없이 발레 동작을 선보이는 캐릭터다. 한 발을 들고 다른 한 발로 도는 '푸에테(fuette)' 동작을 30회 이상 선보인다. 발레리노 출신이 아니면 소화하기 힘들다.

"2막에서 마술을 선보인 뒤 30초 가량 도는 장면이 하일라이트예요. 거기서 잘 돌면 박수가 터져나오고 약간 삐끗하면 반응이 좀 그렇고…(웃음), 아주 긴장하게 됩니다."

국립발레단 시절에도 '로미오와 줄리엣' '호두까기인형' '카르멘' 등 수많은 작품에서 개성 강한 역할을 주로 맡았다. 실제 성격이 자유분방하고 장난끼가 많아 미스토펠리스와는 싱크로율 100%를 자랑한다. "따로 캐릭터를 연구할 필요도 없더라고요. 평소 성격대로 하고 있어요." 하지만 편한 것만은 아니다. 항상 웃고 있어야 하기 때문에 얼굴 근육이 마비될 지 모른다는 두려움에 떨고 있다.


유회웅의 꿈은 안무가다. 발레의 틀을 넘어 현대무용과의 경계를 허물겠다는 소망을 갖고 있다.

두 차례 '캣츠' 출연으로 뮤지컬계에선 나름 유명해졌지만 분장을 심하게 해서 평소엔 알아보는 사람이 많지는 않다고 살짝 '고양이 미소'를 짓는다. 김형중 기자 telos21@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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