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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하늘 차태현 한효주...이들의 공통점은 시력 상실

이예은 기자

기사입력 2011-09-16 10:17


'블라인드'의 김하늘. 사진제공=NEW

'오직 그대만'의 한효주. 사진제공=쇼박스

'시력 상실이 트렌드?'

최근 극장가에 '시력 상실 바람'이 불었다. 시력을 잃은, 또는 잃어가는 주인공들이 영화에 대거 등장하고 있다.

우선 톱스타 김하늘이 '블라인드'로 시각장애인 연기에 처음 도전해 큰 화제를 모았다. 김하늘이 연기한 여주인공 수아는 원래 장애가 없었지만 교통사고로 시각장애인이 된 케이스. 김하늘은 시각장애인의 삶에 잘 적응하면서도 고충을 겪는 연기를 생생하게 해냈다.

현재 상영중인 작품 중에서는 '챔프'에서 차태현이 시력을 잃어가는 기수 승호 역할을 맡았다. 역시 교통사고로 시력이 손상된 케이스다. 차태현은 극중 완전히 맹인은 아니지만 자신의 딸도 제대로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시력이 떨어진다.

올해 부산영화제 개막작으로 선정된 영화 '오직 그대만'에서는 한효주가 시력을 잃어간다. 이 작품에서 한효주는 눈이 점점 보이지 않게 되면서도 마음만은 밝은 여자 정화를 연기한다. 아역도 시력 상실 대열에 합류했다. 22일 개봉 예정인 '고래를 찾는 자전거'에서는 아역 이슬기가 시력을 잃어가면서도 고래를 보고 싶어하며 오빠를 조르는 천진한 연기를 펼친다.

각종 드라마와 영화의 단골 소재인 '시한부 인생'에 이어 시력 상실이 각광(?)받는 데는 나름대로 이유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우선 주인공의 죽음보다는 덜 충격적이면서도 충분히 비극적이다. 항상 시력에 의존하는 일반인에게 앞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은 상상할 수 없는 괴로움이기 때문이다. 또 주인공에 대한 존경심을 불러일으키는 데 효과적인 장치다. 김하늘 차태현 한효주 등 시력 상실을 연기한 모든 배우들은 괴로운 상황에서도 굳은 마음을 갖고 진취적으로 살아간다. 이는 자연스럽게 관객이 주인공을 대단하다고 여기게 만든다.

배우들로서도 새로운 도전이다. 김하늘은 "시각장애인 연기가 '가짜'같다는 말을 들을까봐 걱정을 많이 했었다"면서도 "굉장히 힘든 연기였지만 해냈다는 점에서 자신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예은 기자 yeeuney@sportschosun.com


'챔프'의 차태현. 사진제공=쇼박스

'고래를 찾는 자전거'의 박지빈과 이슬기. 사진제공=필마픽쳐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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