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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결승전 맞상대인 KT나 SK텔레콤처럼 많은 투자를 한 팀들이 '명불허전'의 경기력을 선보였다. e스포츠를 대표하는 명문 구단이자 최고의 라이벌인 두 팀은 역대 세번째로 만난 프로리그 결승전에서 에이스 결정전까지 가는 혈전을 펼쳤다. 비록 KT가 이영호라는 걸출한 스타를 보유한 덕에 가까스로 승리를 따낼 수 있었지만, 정규시즌 1위를 차지하며 탄탄한 전력을 가진 SKT라는 상대가 없었다면 이런 감동 드라마는 나오기 힘들었을 것이다.
KT와 SKT는 역대로 팀에 많은 투자를 하며 훌륭한 스타 선수들을 많이 거느리고 있다. SKT의 김택용 정명훈, KT의 이영호 김대엽 등 에이스 선수들은 기대에 걸맞게 승리로 보답했다.
e스포츠가 여전히 10~20대에게 경쟁력 높은 콘텐츠라는 것이 재입증된 것도 큰 소득이다. 온게임넷을 통해 생중계된 결승전은 평균 시청률 1.777%(16~19세 남자, TNmS기준)을 기록하며 케이블 동시간대 1위를 기록했다. 공중파로 따지면 20%가 넘는 엄청난 수치다. 특히 7세트 에이스 결정전에선 최고 시청률이 2.514%로 급증하기도 했다. 10년이 넘는 e스포츠이지만, 여전히 10대들에겐 최고의 콘텐츠라는 것이 입증된 셈. 각종 포털사이트가 결승전에 출전한 선수들의 이름이나 관련 검색어로 도배된 것은 물론이었다.
이밖에 결승전은 한국과 중국에서 동시 생중계되기도 했다. 상하이 결승전 당시 현장에 몰려들었던 엄청난 중국팬들을 고려한 배려였지만, 그만큼 프로리그나 스타리그 등 e스포츠가 한국을 대표해 세계에 수출할 수 있는 문화-스포츠 콘텐츠라는 점이 다시한번 입증된 계기가 됐다.
어쨌든 이번 결승전은 몇몇 팀의 해체설에다 스폰서 영입이 갈수록 어려워지는 등 위기상황에 몰린 한국 e스포츠에 큰 용기를 준 기폭제가 되기에 충분했다.
남정석 기자 bluesk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