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그맨이라고 하면 흔히들 우습게 생기거나 미안하게 생겨야 하는 것이 당연하다는 편견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 물론 그렇게 생각하게 된 데에는 필자도 책임이 크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이거 참 씁쓸하구만…."
한때 김용만 김국진 지석진과 함께 '감자골 4인방'으로 우리에게 친숙했고 나름 스탠딩 코미디를 추구했던 친구이다. 이 친구는 일단 키가 185cm가 넘어 훤칠하다. 얼굴도 기존의 개그맨들 인상이 아니라 거의 조연급 이상의 배우 얼굴이다. 게다가 말수도 적고 점잖은 스타일의 그야말로 따봉이다.
필자가 이끄는 연예인 스마일야구단의 1루수로서 수비 재능을 맘껏 발휘하고 있다. 키 크고 세련되고 점잖고 듬직한…, 어디 하나 부족한 곳이 없는 친구인데 한가지 아쉬운 것이 있다면 데뷔때부터 지금까지 간직해온 얼굴의 다크써클이다. 다크써클도 어찌보면 매력일 수도 있지만 그 선명도와 길이가 거의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본인도 늘 자기는 자기의 다크써클이 무릎까지 내려와 어떨 때는 운동삼아 다크써클로 줄넘기도 한다고 떠들고 다닌다. '공포의 다크써클' 김수용.
하지만 그는 늘 성실하다. 내성적이고 필자와 마찬가지로 표현을 잘 하지 못한다. 아마도 필자와 동일한 AAA 트리플A 혈액형일 것이다.
이런 사람들은 절대 남에게 해꼬지를 못한다. 오히려 자신이 피해를 보면 보았지…. 그래서 늘 집식구나 가족들은 상당히 불만족하고 섭섭하게 생각한다.
하지만 필자는 안다. 된장 간장의 깊은 맛은 어떤 갖은 찬거리도 흉내 낼 수 없다는 것을….
우리 야구단에 나와서도 소리소문없이 나와서 자기역할을 십분이상으로 발휘하고 또한 바람과 함께 사라져서 가끔 놀랄 때가있다. 빈수레가 요란한 법이다.
요즘은 개그도 하면서 대학교에서 강의도 한다. 또한 놀란 것이 케이블TV 경제 채널에서 개그맨으로선 최초로 경제뉴스 앵커로 진행을 하고있다. 오락이나 버라이어티도 아닌 기존의 경제뉴스를 여자 앵커와 진행하는 모습을 보고 필자는 적지않게 신선한 충격을 받았다. 개그맨의 또다른 능력을 보여준 것이다.
우리같은 사람은 돈을 싸들고 가서 시켜달라고 해도 시켜주지 않았을 것이다.
갑자기 유명 자동차 카피문구가 떠오른다. "소리없이 강하다!"
그는 아울러 떠들지 않고 조근조근 나즈막히 웃길 줄 아는 개그맨이다. 앞으로도 김수용의 또다른 변신을 기대해본다. 또한 예전처럼 이런 친구들과 함께 이런 류의 코미디, 저런 류의 코미디를 다시 해보았으면하는 바람이다. 우리 모두의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참…, 수용아! 너는 나랑 비슷해서 다 좋은데 넌 폭탄주가 너무 약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