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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계 파워기업] 싸이더스HQ, 걸그룹 시장도 넘본다

김겨울 기자

기사입력 2011-07-29 16:11




iHQ의 경영을 맡고 있는 최영석 부사장. 사진제공=싸이더스HQ
"우리 브랜드 이름만 들어도 '호감'이었으면 좋겠습니다."

연예계에 별로 관심이 없는 사람도 '싸이더스'라는 이름은 들어봤을 법하다. 국내 최대 규모의 연예인을 보유한 대형 매니지먼트사이기 때문. 이뿐 만 아니다. 영화, 드라마 및 음반제작, 연기자 지도까지 다양한 사업 분야를 갖고 있다. 여기에 커피 전문점 카페베네, 치킨점 홈치킨 등 프랜차이즈 사업까지 영역을 넓혔다. 이에 대해 싸이더스HQ의 모기업인 iHQ의 경영 담당 최영석 부사장과 연기자 관리를 담당하는 김상영 본부장을 만나 싸이더스HQ의 현재와 미래에 대해 들어봤다.

'브랜드 한류'를 꿈꾼다

대중에게 '싸이더스'로 각인된 회사는 사실 그룹 iHQ의 매니지먼트 사업부인 '싸이더스HQ'다. 그룹의 한 사업부일 뿐이지만, 국내 최대의 매니지먼트사다. 공식 브로슈어에 있는 연기자만 53명으로, 분사된 '판타지오(과거 N.O.A엔터테인먼트)'와 '숲' 소속 연기자를 합하면 더 된다. 한류 붐이 일면서 한국 연예계가 더이상 국내 팬들만의 것이 아닌 상황이다. 싸이더스가 국제적으로 뻗어나가기 위해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를 먼저 물었다. 증권가 출신으로 싸이더스의 경영에 뛰어든 최 부사장은 '한류스타'를 키우는 것이 아니라 '싸이더스'의 이름 자체를 한류의 일부로 만들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

매니지먼트만을 한다고 생각하면, 어느 배우를 한류스타로 키울지를 생각할 겁니다. 하지만 우리는 좀 더 시각을 넓혀서 일본에 '싸이더스HQ 빌딩'같은 명소를 짓고 싶어요. '그곳에 가면 한류의 모든 것을 볼 수 있다'는 이미지의 공간, 배우들도 정기적으로 왔다갔다하고, 카페베네 같은 저희 프랜차이즈도 들어서 있는 그런 곳 말이죠." 왜 이런 생각을 하는 것일까. "매니지먼트만으로도 돈은 벌 수 있어요. 하지만 매니지먼트 회사는 여전히 대중에게 주는 이미지가 부정적이에요. 저희는 그런 이미지에 벗어나 누구에게나 '호감'을 주는 기업으로 거듭나고 싶습니다." 김상영 본부장 역시 "그렇게 해야만 시장에서 장기적으로 살아남을 수 있다"며 "단순히 배우 하나만을 가지고 수익을 올려서는 변화를 따라가지 못한다"고 말했다. "SM엔터테인먼트를 보면 알 수 있죠. 약 10년을 수익이 되건 안 되건 해외에서 무조건 친근감을 쌓기 위해 노력했어요. SM이 알려졌듯, 우리도 연기자 분야에서 그런 식으로 주류가 되려는 전략입니다."


싸이더스HQ의 연기자들을 총괄하고 있는 김상영 본부장. 사진제공=싸이더스HQ
스타 마케팅은 이렇게!

이런 목표를 이루기 위해 싸이더스는 최대의 무기인 스타들을 스타 자신뿐 아니라 기업 마케팅에 대대적으로 활용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한예슬이 모델로 활동중인 커피전문점 카페베네가 좋은 사례다. 최 부사장은 "이제 와서 이야기지만 한예슬씨는 처음에 카페베네 모델을 하는 것에 부정적이었는데 설득 끝에 하게 됐다"며 "2009년에 카페베네가 전국에 단 4곳 있을 때, 스타벅스는 250곳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싸이더스는 매니지먼트사만이 쓸 수 있는 전략을 구사했다. "강남의 카페베네 본사 지하 1, 2층은 카페베네가 있고, 그 위에는 저희가 운영하는 연기학원이 있습니다. 예비 연기자와 저희 주요 배우들에게 1년간 그곳에 무료로 갈 수 있는 쿠폰을 줬습니다. 그리고 사업상의 미팅, 화보 제작발표회, 인터뷰 등을 거기서 하도록 이끌었죠. 그렇게 했더니 카페베네는 스타들이 자주 찾는 명소라는 이미지가 커졌고, 그 브랜드를 이용해서 지금처럼 클 수 있었습니다." 이처럼 다양한 시장 개척 계획은 여전히 진행중이다. 게임회사와 제휴해 게임 안에 싸이더스HQ 소속 배우를 캐릭터화해 넣는 방안, 신용카드사와 협력해 '○○○ 카드'같이 스타의 이름을 활용한 카드를 상품화하는 방안 등이 있다.


싸이더스HQ에는 지금 누가?

김상영 본부장은 "이같은 전략이 힘을 발휘하려면 당연히 연기자들이 작품으로 제몫을 해줘야 한다"며 "'예전만큼이 아니다'라는 시선도 있지만, 여전히 훌륭한 스타들이 많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군 제대 뒤 가장 핫한 남자 스타로 각광받고 있는 조인성, '성균관 스캔들'의 송중기, 그룹 2PM 출신의 박재범, 스크린의 흥행보증수표 차태현, '시크릿 가든'의 김사랑 등이 싸이더스HQ의 멤버다. "우리의 상징과 같았던 전지현씨가 떠나고 나서 예전만큼이 아니라는 이미지가 다소 있었죠. 하지만 우리는 소속 연기자들의 얼굴을 일단 내미는 회사가 아니라, 연기자들이 이 회사에 있음으로써 이미 브랜드를 갖는 회사로 만들려고 합니다."

조인성은 싸이더스HQ의 목표대로 진정성 있는 컨텐츠로 승부하겠다는 생각에 제대 뒤 첫 작품을 드라마가 아닌 영화 '권법'으로 택했다. "쉬운 선택은 아니었지만, 그것이 오래 가는 길이라고 판단했다고 합니다." 능통한 영어실력을 갖춘 한예슬은 해외 시장을 바라보고 있다. "영어 잘하는 아시아 배우는 미국에도 많기 때문에 먼저 아시아 시장에서 더 인정받고 나야 할리우드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는 게 배우의 생각입니다. 하지만 영입 때부터 해외에서 승부를 본다는 생각이었어요." 송중기와 김사랑은 각각 '성균관 스캔들'과 '시크릿 가든'의 인기에 힘입어 일본 시장을 노리고 있다.

김 본부장은 '싸이더스'라는 이름이 여전히 갖고 있는 신비주의 이미지에 대해 손사래를 쳤다. "옛날에는 신비주의가 통했지만, 이제는 스타들도 예능을 통해 대중에게 친숙해질 필요가 있어요." 싸이더스HQ는 박미선-이봉원 부부뿐 아니라 조형기 김신영 김숙 김영철 등 많은 예능인들을 보유한 예능 프로그램 제작사이기도 합니다. 앞으로 여러 가지 방향에서 과거와는 확실히 다른 모습을 보여 드릴 수 있을 겁니다." 최근에는 톱 MC급 섭외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최 부사장은 "예능 제작을 더욱 강화할 계획이다. 종편 채널 시대가 열리면서 예능 프로그램의 중요성이 높아진만큼 그동안 싸이더스HQ가 마련한 노하우를 바탕으로 예능 제작에 힘쓰려한다"고 말했다. 또 '싸이더스HQ판' 소녀시대도 볼 날도 머지 않았다. 최 부사장은 "걸그룹을 준비하고 있다. 8명으로 구성된 소녀 그룹으로 가수 뿐 아니라 연기, 예능까지 다양한 활동을 구상 중"이라고 밝혔다.
이예은 기자 김겨울 기자 winter@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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