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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황우슬혜 "내가 가장 예쁜 줄만 알았다"

이예은 기자

기사입력 2011-07-20 15:39


황우슬혜가 "숱한 길거리 캐스팅 제안을 받아 한때 자신이 가장 예쁜 줄만 알았다"고 과거를 회상했다. 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

"어렸을 때는 제가 가장 예쁜 줄만 알았어요."

벼룩시장에서 길거리 캐스팅의 경험을 밝힌 황우슬혜. 이름을 들으면 일단 '예쁘다'는 생각이 들 만큼 황우슬혜는 '전형적인 예쁜 여자'를 많이 연기했다. 출세작 '미쓰 홍당무'에서는 미모 덕에 뭘 해도 사랑만 받아 '비호감녀' 공효진의 질투를 사는 역할이었고, '과속스캔들'에서는 차태현을 한 눈에 반하게 하는 유치원 교사였다. 그러나 데뷔 3년을 넘긴 지금은 '뭔가 달라져야 한다'는 부담을 느끼고 있다고. 때문에 KBS2 주말극 '사랑을 믿어요'에서는 사촌오빠와 사랑에 빠지는 청순한 여성을, 공포영화 '화이트:저주의 멜로디(이하 '화이트')'에서는 '빅마마'를 연상시키는 호탕한 더블링 가수를 연기해 스펙트럼을 넓혔다.

얼굴로만 연기하냐고?

"단순히 예쁘다는 칭찬은 이제 별 의미가 없어요. 어렸을 땐 자꾸 길거리에서 '예쁜데 연예인 해볼 생각 없어요'라는 말을 들으니까 '이게 내 길인가'라고 생각했던 것 같아요." 확실히 눈에 띄는 아름다운 외모. 하지만 일반인이 아니라 여배우에게 '그 이상'이 되는 건 정말 힘든 일이라고. "많이 얘기했던 거긴 한데 고교 때까지는 완전히 '공주병'이었어요. 제가 가장 예쁜 줄만 알았죠. 더 어려서는 정말 내성적이고 새침해서 주변 아이들이 싫어하기도 했던 것 같아요.(웃음)" 20대 후반에 늦게 얼굴을 알리기까지 고생을 많이 하면서 '예쁘다고 되는 게 아니라, 오히려 독일 수도 있다'는 것을 알았다. "오디션에서 '얼굴로만 연기하느냐'는 말을 들은 적이 있어요. 정말 너무 자존심이 상했고, 예쁜 사람은 나 말고도 얼마든지 있다는 걸 깨달았죠. 지금도 정말 예쁜 연습생들이 주변에 얼마나 많은지 몰라요. 연기자는 큰 노력과 운이 모두 필요해요. '미쓰 홍당무'가 저에게는 그 운이었지요."

욕심 때문에 잠도 못 자요

"너무 생각이 많아서 잠도 잘 안 와요." 황우슬혜는 요즘 고민이 많다. "영화 '화이트'를 찍으면서 김선 감독님께 '요즘 사는 낙이 뭐냐?'는 질문을 들었어요. 그런데 낙보다는 욕심만 너무 많은 것 같아요. 데뷔하기 전에는 무조건 연기를 하고 싶다는 생각 뿐이었는데, 지금은 그게 이뤄졌으니 더 잘 해보고 싶다는 욕심이 큰 거죠." 그나마 낙이라면 데뷔를 반대하던 부모님께서 이제 자신의 작품을 봐 주신다는 것. "'과속스캔들' 빼고는 모두 별 재미는 없으시대요. 하하. 그런데 요새 드라마에선 정말 참하게 나오잖아요. 그랬더니 그 이미지에는 만족하시더라고요." 부모님은 재미없다고 하셔도, 황우슬혜는 자신의 연기가 감격스럽다. "'미쓰 홍당무'는 저 혼자 극장에서 14번을 봤어요. '과속스캔들'은 한 5번 봤고요. 하지만 '화이트'는 드라마 때문에 시간이 없어서 친구들을 잔뜩 풀었죠."

극중에서는 결혼했지만, 아직은…

지난 17일 '사랑을 믿어요'에서 황우슬혜는 드디어 웨딩드레스를 입었다. 피 한방울 섞이지 않은 사촌오빠와의 사랑이 이뤄지면서 실시간 검색어에 '황우슬혜 웨딩드레스'가 올라오는 등 많은 관심을 끌었다. 하지만 실제로 만난 황우슬혜는 "결혼에는 아직 통 관심이 없다"며 시큰둥한 모습이었다. "그야말로, 아직은 한참 일할 때 아닌가 싶어요. 어렵게 여기까지 왔으니까요. 하루종일 연기를 어떻게 할까 하는 생각뿐이어서 사람을 만날 마음의 준비가 전혀 안 된 것 같아요." 벼룩시장에서 보여준 털털한 모습대로, 황우슬혜는 당당하게 대답했다. "원래 제가 보기보다 애교는 없고 일 욕심은 많아요. 혼자 살 생각은 아니니 두고 봐주세요!"
이예은 기자 yeeune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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