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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필 배우 복귀작, 극과 극 엇갈린 성적표

김표향 기자

기사입력 2011-07-17 15:40


조인성, 김재원, 조현재, 조인성, 이진욱, 에릭, 온주완, 재희(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사진=스포츠조선DB, 이김프로덕션

현빈이 가고, 조인성이 왔다. 최고의 스타를 국가에 빼앗긴 엔터테인먼트 업계가 다시 들썩이고 있다. MBC '내 마음이 들리니'의 김재원, SBS '49일'의 조현재, tvN '로맨스가 필요해'의 김정훈도 제대와 동시에 주연 자리를 꿰차고 성공적으로 안착했다. 하지만 빛이 있으면 그늘도 있는 법.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으로 2년의 공백을 실감하는 경우도 있고, 장고 끝에 악수를 두기도 한다. '군필 배우'들이 성공적으로 복귀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무얼까?

군 복무 공백기가 오히려 인기의 '자양분'

성실한 군생활은 스타를 더욱 돋보이게 한다. 공군참모총장 표창장을 받았던 조인성이 대표적인 경우다. 군생활 중에도 부대원들과 거리낌없이 어울리는 모습이 포착되면서 친근하고 소탈한 이미지가 더해져 팬들의 호감도가 더 높아졌다. 영화, 방송, 광고에서 입도선매에 나서는 건 당연한 수순. 제대를 코앞에 두고 영화 캐스팅 소식이 전해지더니, 5월 4일 제대 날 부대 앞에는 '무한도전' 팀이 준비한 축하 현수막이 하늘에 나부꼈고 바로 다음날엔 각종 CF 모델 발탁 소식도 들려왔다. 부대원들과 헤어짐을 아쉬워하는 조인성의 눈물은 인기에 촉매제가 됐다.

지난 1월 제대한 김재원 또한 '내 마음이 들리니'를 통해 5년만에 드라마에 성공적으로 복귀했다. 청각 장애를 지녔지만 순수하고 따뜻한 차동주란 인물은 다른 사람을 상상할 수 없을 만큼 김재원에게 꼭 들어맞았다. 얼마 전 종영한 '49일'의 조현재도 묵묵히 그림자 사랑을 하는 역할로 여심을 흔들었다. 두 사람 모두 무리한 연기 변신 대신 그간 쌓아온 자신의 이미지를 바탕으로 시청자들 속으로 자연스럽게 녹아들어 그 장점을 더욱 빛낸 경우다.

지난해 10월 제대한 조승우는 자신이 가장 잘할 수 있는, 그리고 무엇보다 '팬들이 가장 보고 싶어하는' 모습으로 돌아왔다. 제대 후 그의 첫 작품은 자신의 분신과도 같은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 '조지킬'의 귀환에 팬들은 들썩였고, 뮤지컬로 몸풀기를 한 그는 영화 '복숭아나무'와 '퍼펙트게임'에 잇따라 출연하며 대중들과 만날 준비를 하고 있다.

이들에게 군 복무 2년은 '공백'이 아닌, 존재 가치를 새롭게 증명하는 시간이 된 셈이다.

지독한 불운에 울고, 장고 끝에 악수 두고

군복무 완수로 활동에 날개를 달 것만 같았던 몇몇 배우들은 지독한 불운에 울고 있다. MBC 새 주말극 '애정만만세'에 발탁됐던 재희는 작품 준비 중 허리 부상으로 하차, 3년만의 안방극장 복귀가 물거품이 됐다. SBS 주말극 '내 사랑 내 곁에'에 출연 중인 온주완은 기대에는 못 미치는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극중 실수로 자신의 아이를 낳은 여자와 개인의 야망 사이에서 갈등하는 인물은 그간 여러 드라마에서 수없이 반복됐던 캐릭터라 그를 돋보이게 하기엔 부족했다. 그가 영화 '피터팬의 공식' '해부학 교실' 드라마 '별순검' 등을 통해 보여준 개성 있는 행보와도 거리가 있어 보인다.

에릭과 이진욱도 최악의 불운을 겪고 있다. 두 사람이 함께 출연 중인 KBS2 '스파이 명월'은 북한 미녀 스파이와 남한 한류스타의 사랑이라는 독특한 설정에도 불구, 개연성과 설득력이 떨어지는 전개로 첫 방송부터 온갖 비판 속에 팬들의 외면을 받고 있다. 더욱이 에릭은 주연으로 발탁됐던 드라마 '포세이돈'이 연평도사건과 편성불발 등으로 제작이 무산되는 곡절을 겪은 후 새로운 마음으로 선택한 작품이라 더욱 아쉬울 수밖에 없다. 안팎의 여러 변수들로 작품의 성패가 좌우되기도 하지만, 작품운 이전에 '선구안'이 먼저다. 좋은 작품을 골라내지 못한 자신을 자책하는 수밖에 도리가 없어 보인다.
김표향 기자 suza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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