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즌 반환점을 돈 여자 프로농구에 공격력 비상 신호가 울리고 있다.
팀별로 정규리그의 절반인 15경기씩을 소화한 1일 현재, 1위를 달리고 있는 BNK썸의 평균 득점은 63.9점에 머물고 있다. 이 부문 2위인 삼성생명 역시 63.7점에 불과하다.
단일리그가 시작된 지난 2007~2008시즌 이후 정규리그를 마쳤을 때 평균 득점 1위팀이 60점대에 머문 것은 3개 시즌 밖에 없었다. 그마저도 최저 기록은 지난 2012~2013시즌 신한은행이 올린 67.8점으로, 70점에 근접해 있다. 올 시즌과 비교하면 무려 4점 가까이 차이가 난다.
전반적인 득점이 저하되다 보니, 당연히 평균 실점 기록 역시 BNK는 경기당 57점으로 이 부문 1위이자 역대 최저 실점을 기록중이다. 수비력이 좋아진 것이 아닌 공격력이 떨어진 것과 비례했으니, 결코 반가운 수치는 아니라 할 수 있다.
이는 선수들의 평균 득점 수치에서도 나타난다. 우리은행 김단비가 경기당 21.43점으로 1위를 달리고 있지만, 2위인 BNK 김소니아는 14.2점으로 7점 이상 차이가 난다. 외국인 선수 제도가 없어진 2020~2021시즌부터 시작해 지난 시즌까지 4년간의 선수당 평균 득점에 대입하면 김소니아의 기록은 전체 7~10위에 불과할 정도이다.
아시아 쿼터제를 통해 팀별로 일본 선수 1~2명씩을 데려왔지만, 주전급이 아니다보니 옅어진 선수층을 보완하는 것 역시 한계를 노출하고 있다. 이로 인해 기존 에이스 선수들에 대한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아지는 경우도 자주 나오고 있다. 우리은행의 경우 경기당 59.9점을 올리고 있는데, 김단비의 득점이 차지하는 비중은 무려 35.77%로 역대급 수준이다. 이런 영향으로 우리은행은 김단비가 부상을 빠진 지난 12월 16일 신한은행전에서 1쿼터 무득점에 그친 바 있다. 여자 프로농구 출범 이후 최초의 불명예 기록이다.
더불어 대규모 FA 혹은 트레이드 이적으로 인해 아직 팀 조직력이 완전치 않았던데다, 팀별로 부상 선수들의 속출로 인한 라인업 구성의 한계, 일본 선수와 호흡 문제 등 다양한 원인을 지적할 수 있다. 하지만 보름간의 올스타전 브레이크를 통해 체력을 회복하고 팀워크와 전술을 가다듬은 가운데 재활을 마친 선수들이 속속 복귀할 경우 전반기보다는 나은 공력력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일단 휴식 기간이 끝난 후 열린 첫 경기인 1일 삼성생명과 KB스타즈전에선 삼성생명이 김아름 강유림 김단비 등 전반기에 부진했거나 부상으로 나오지 못했던 선수들이 간만에 제 역할을 하며 배혜윤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고 승리를 거뒀다.
남정석 기자 bluesk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