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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류동혁 기자] 뚜껑이 열렸다. 1라운드가 끝났다. 매 시즌 그랬듯 예상과 다른 판도가 펼쳐지고 있다.
서울 SK(7승2패 1위) A+
자밀 워니가 변신했다. 정통 빅맨에서 벗어나 포인트 포워드가 됐다. 리바운드를 잡고 속공 패스를 뿌려주고, 트레일러로 속공에 가담한다.
SK의 트랜지션과 패스트 브레이크를 진두지휘한다. 지난 시즌 워니 GO의 딜레마를 완전히 해소했다. 안영준 김선형 오재현 등의 공격 비율이 증가했고, 공격 밸런스가 완벽하게 잡혔다.
SK의 변신은 성공이다. 속공은 여전히 SK의 장점. 단, 부진한 3점슛은 약점이다. 게다가 달리는 농구에서 따라올 수밖에 없는 체력 변수를 어떻게 대처하느냐가 남은 일정 관건이다.
가스공사(7승2패 1위) A+
1라운드는 가스공사의 라운드였다. 샘 조세프 벨랑겔은 성장했다. 리그 최고의 메인 볼 핸들러로 자리매김 중이다. 앤드류 니콜슨 역시 '공격은 강하고 수비는 약하다'는 인식을 완전히 깨 버렸다.
원-투 펀치가 확실히 자리잡았고, 김낙현도 위력적이다. 게다가 1-4, 혹은 5아웃 공격 형태로 유기적 농구를 한다. 수비 압박은 최상급이다. 강 혁 가스공사 감독의 지도력은 재인식되고 있다.
1라운드, 가스공사는 완벽했다. 강한 수비 압박에 의한 공수의 조화, 그리고 리그 최상급 원-투 펀치는 가스공사의 강력한 장점. 단, 지키는 수비에 대한 대처법이 필요한 가스공사다.
현대모비스(6승3패) B+
우여곡절 끝에 3위. 성적은 훌륭하다. 단, 경기력 기복은 심했다. 고양 소노, 서울 SK전에서 완패. 하지만, 가스공사를 이우석의 결승 스텝백 3점포로 침몰시켰다.
확실히 저력이 있다. 탄탄한 수비와 주전과 백업의 로테이션은 풍부하다. 아직 숀 롱이 부진한 상황에서도 6승을 거뒀다는 점은 매우 고무적이다.
빠르고, 높다. 단, 메인 볼 핸들러의 불분명함, 포스트 업 1옵션 공격 루트의 단순함은 앞으로 숙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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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적은 준수하다. 단, 객관적 전력에 비해 좋은 편은 아니다.
손목부상 속에서도 허 훈은 여전히 리그 최고의 볼 핸들러다. 하지만, 하드콜에 대한 잇단 해프닝이 있었다. KT는 유독 클러치 상황에서 좋지 않았다.
최상급 윙맨과 빅맨을 지니고 있다. 최근 박준영의 활약도 고무적이다. 한희원 문성곤 등 탄탄한 윙맨의 수비력이 있다. 하지만, 문정현과 하윤기가 부상으로 이탈했다. 1옵션 레이션 해먼스는 적응하고 있지만, 2옵션 틸먼은 아직도 제 위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허 훈과 해먼스 중심의 코어의 시너지가 부족한 KT다.
고양 소노(5승4패) B-
소노는 초반 돌풍의 중심이었다. 하지만, 이내 힘이 빠졌다. 이정현이 부상으로 이탈했다. 장기 부상 가능성도 있다.
이정현과 이재도의 백코트진은 리그 최상급. 1옵션 외국인 선수 앨런 윌리엄스도 준수했다. 강력한 수비력을 지닌 윙맨 자원들도 풍부했다. '승기볼'이 재현되는 듯 했다. 하지만, 에이스 이정현이 빠지면서 공격의 구심점을 잃어버렸다. 많은 단점들이 노출되고 있다. 이정현의 복귀가 시급한 소노다.
부산 KCC(4승5패) B+
KCC는 예상보다 승수를 많이 거둔 팀이다. 부상 악재가 잇따랐다. 비 시즌 송교창이 장기 부상. 최준용이 시즌을 앞두고 부상을 당했고, 허 웅도 이탈했다.
빅3가 모두 나오지 못하면서 객관적 전력 자체가 떨어졌다. 디욘테 버튼은 개막전 40점을 폭발시킨 뒤 침묵.
단, 이승현의 분전은 놀랍다. 부상을 당했지만, 김동현의 수비력은 놀라운 수준이고, 거친 몸싸움에 적응한 식스맨들의 분전이 있었다. KCC는 최준용과 송교창의 가세가 급선무다.
부진한 버튼이 송교창과 최준용이 가세했을 때, 어떤 시너지 효과를 내느냐가 관건이다. 이 부분만 해결되면 KCC는 올 시즌 강력한 우승후보다.
안양 정관장(4승6패) B+
출발은 최악이었다. 하지만, 살아나고 있다. 객관적 전력의 한계는 있지만, 1라운드는 선전했다.
박지훈 최성원 이종현 정효근 등 국내 선수들의 공수 맹활약이 버팀목이었다. 캐디 라렌, 마이클 영 등 1, 2옵션 외국인 선수들은 여전히 부진하다.
하지만, 외국인 선수의 공수 공백을 국내파들이 성실하게 메워주면서 승률 4할을 맞췄다. 변준형이 돌아온다. 단, 정관장은 여전히 라렌과 영의 부진이 약점이다. 이 숙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6강 확률은 급격히 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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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의 올 시즌 키워드는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이다.
초반 출발은 준수했다. 두경민은 LG 수비 시스템에 적응하면서 폭발력을 보였다. 하지만, 부상으로 다시 개점 휴업.
강력한 악재는 1옵션 외국인 선수 아셈 마레이의 부상 이탈이다. 마레이가 이탈하면서 LG의 시스템은 완전히 무너졌다. 양준석 유기상의 성장이 있고, 전성현이 가세했지만, 경기력 반등은 없다. 마레이의 비중이 그만큼 크다. LG는 두경민 전성현의 정상 컨디션 회복, 그리고 마레이의 복귀가 키 포인트다.
원주 DB(2승7패) F
1라운드 DB에게는 악몽같은 시간이다. 컵대회 우승으로 기분 좋게 출발했다. 하지만, SK전 뼈아픈 패배 이후 연패의 수렁에 빠졌다. 이 과정에서 김주성 감독 등 코칭스태프와 선수들 간의 반목이 생겼다. 알바노는 슈팅 밸런스를 완전히 잃어버렸다. 치나누 오쿠아쿠는 팀 공헌도가 높지 않다.
결국 한상민 수석코치의 계약해지로 '임시책'을 발동했지만, 여전히 경기력은 완전치 않다. 김종규가 부상이다. DB는 라커룸 분위기 수습이 급선무다. 김종규가 돌아올 때 높이와 스피드를 동반한 전력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 DB는 여전히 만만치 않지만, 극적 반등이 필요하다. 대 위기다.
서울 삼성(2승7패) D
예상했던 최하위다. 좀 더 정확히 말하면 경기력은 예상보다 나쁘지 않았다. 하지만, 결과는 여전히 좋지 않다.
매 경기 기복이 심하다. 코번 위주의 단순한 공격 옵션이 발목을 잡는다. 이대성과 이동엽은 이탈이 확정됐다. 이정현 이원석 최승욱 최성모, 구탕 등이 고군분투하지만, 객관적 전력의 한계가 뚜렷하다.
플랜 B도 보이지 않는다. 코번 중심의 공격 루트는 상대 전력이 올라올수록 막힐 공산이 높다. 현 시점도, 미래도 밝지 않은 삼성이다. 1라운드는 선전했다. 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