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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 용 기자] 누가 잘못한 것인가.
전주시는 펄쩍 뛰었다. 체육관 신축 약속 시기를 맞추지 못한 건 인정하지만, 전주실내체육관을 쓰지 말라고 일방적 통보를 한 적이 없다고 했다. 30일 이사회 후 KCC 최형길 단장이 언급한 "우리(KCC)에게 체육관을 지으라고 했다"는 내용의 코멘트도 전혀 사실이 아니라고 강력히 주장했다.
진실 공방으로 번져버렸다. KCC는 이미 기분 상하게 다 해놓고, 언론 보도 등을 통해 문제가 되자 "2026년까지 체육관을 지어줄 것이고, 전주실내체육관도 계속 쓰게 해주겠다"고 하면 누가 그 말을 믿고 기분 좋게 다시 '으X으X' 해볼 수 있겠냐는 것이다. 이미 KCC에 전주시는 '양치기 소년'이 돼버린지 오래다.
누가 맞고 틀리고, 누가 잘못하고 잘하고를 따지자는 건 아니다. 다만, 확실한 전제 조건이 하나 있다. 이 세계는 프로다. 프로는 비지니스를 해야 한다. 돈을 벌어야 하고, 최대한 이익 창출을 해야하는 집단이다. 구단을 운영할 돈이 있어야 팬서비스도 할 수 있지, 밥 굶어가며 자원 봉사를 할 수는 없다.(한국 프로스포츠가 적자에, 홍보 목적으로 돈을 쓰고 있는 안타까운 현실이기는 하지만 말이다.)
KT 소닉붐 연고지 이전으로 화들짝 놀라고, 농구에 대한 중요성을 인지한 부산. 부산이 과연 전주와 행복한 KCC에게 접근했을까. 그건 상도의에 어긋나는 것이다. 아마도 KCC와 전주시의 사이가 틀어졌다는 소식이 들리기 시작할 때부터 이를 기회로 여기지 않았을까 싶다.
프로는 더 좋은 환경을 찾는 게 당연하다. 그게 금전이든, 시설이든 좋은 대우를 그냥 지나치기 힘들다. 만약 전주시가 KCC의 이전 가능성을 눈치 챘다면, 단순히 언제까지 경기장 지어줄테니 남아라가 아니라 더 적극적으로 잔류 설득을 했어야 했다. 지원금을 더 준다든지, 체육관 대관비를 안받겠다든지, 체육관 완공이 2016년까지 안되면 어떤 보상을 해주겠다든지 마음 떠난 KCC를 다시 돌릴만한 카드가 있었어야 했는데 아무리 봐도 그런 모습은 없었다.
20년 넘게 자신들 연고로 있으니, 알게 모르게 당연히 우리 것이라는 생각을 전주시가 해왔는지 모른다. 팬들도 이 시각으로 이번 문제를 바라보니, 전주시 편을 들지 못하는 것이다. KCC가 실제 물밑에서 치밀하게 연고 이전을 준비했다고 한들, 팬들은 "내가 KCC여도 그랬겠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