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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가 돌아왔다!'
그동안 공황장애로 인해 비시즌부터 훈련조차 제대로 소화하지 못했던 박지수는 17일 부천실내체육관서 열린 '신한은행 SOL 2022~2023 여자프로농구' 하나원큐전에서 3쿼터에 드디어 코트에 나섰다. 올 시즌 14경기만이자, 지난 시즌 챔피언 결정전 3차전 이후 248일만이다.
박지수는 지난달 중순 팀에 합류했지만 그동안 치료를 병행하며 체력과 경기력을 끌어올렸다. 그리고 드디어 이날 경기에서 감격의 복귀전을 가진 것이다.
KB는 박지수 복귀 전까지 2승 11패에 그치며 디펜딩 챔프로서의 위력을 전혀 보여주지 못했다. 박지수를 제외하곤 우승 멤버를 그대로 보유하고 있지만, 팀 전력의 최대 절반까지 차지하는 박지수의 공수 공백에다 자신감 부족으로 인해 완패를 거듭했다. 이처럼 팀 상황이 어려운 상황에서 박지수의 컴백은 엄청난 반전 요소일뿐 아니라, 절반이 남은 정규시즌 판도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경기 종료 5분여를 앞두고 71-49로 더 스코어를 벌린 KB는 박지수를 빼고 벤치 멤버들을 대거 투입하며 결국 77대60으로 승리, 5연패를 벗어나며 시즌 3승째를 거뒀다.
박지수는 7분58초를 뛰며 2득점에 2리바운드, 1어시스트, 2블록슛을 기록했고 팀의 주포인 강이슬과 김민정이 각각 28득점-10리바운드와 23득점으로 공격을 이끌며 박지수의 복귀전을 승리로 장식했다. 하나원큐는 신지현 김애나 등 주전들이 이날도 부상으로 경기에 나서지 못한 가운데 올 시즌을 앞두고 신인 드래프트를 통해 영입한 신예 고서연이 3점슛 3개를 포함해 팀내 최다인 15득점으로 확실한 존재감을 뽐냈다.
경기 후 박지수는 "다시 코트에 설 수 있는 것만으로도 감사하다"며 "한 달 전쯤 복귀하면서 차근차근 몸을 만들었고, 내 의지로 뛰겠다고 해서 경기에 나서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첫 골을 넣은 후 이렇게 득점이 어렵구나라 생각했다. 다시 신인으로 돌아간 것 같다"고 웃으며 "감독님께 복귀전 첫 득점을 하면 하이파이브 세리머니를 받아달라고 얘기했는데, 문득 생각이 나서 벤치로 달려갔다"며 더 밝게 웃었다. 박지수는 "당장 직전 시즌만큼의 퍼포먼스를 보여드리기는 쉽지 않겠지만 최선을 다하도록 열심히 준비하겠다. 응원 많이 해주셨으면 좋겠다"며 "옆에서 가장 아파하셨던 부모님 덕에 다시 이 자리에 설 수 있었다"며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남정석 기자 bluesk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