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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동혁의 이슈분석] 농구 봄축제 외인 1옵션 사라졌다. KBL 외인 제도 대대적 개혁 검토 필요

류동혁 기자

기사입력 2022-04-12 12:18 | 최종수정 2022-04-12 12:19


현대 모비스 라숀 토마스. 사진제공=KBL

KGC 오마리 스펠맨. 사진제공=KBL



[스포츠조선 류동혁 기자] 절정으로 치달아야 할 플레이오프(PO). 팀 운명을 좌우할 외국인 1옵션 선수가 사라졌다.

안양 KGC 인삼공사 오마리 스펠맨은 부상으로 6강 PO 1차전에서 뛰지 못했다. 양희종 문성곤 등 윙맨 자원의 고군분투와 오세근, 먼로의 노련함으로 한국가스공사에 승리를 거뒀다.

단, 주전 포인트가드 변준형마저 발목 부상으로 시즌아웃이 예상된다. 6강 통과를 장담할 수 없다.

KGC는 올 시즌 강력한 우승후보 중 하나였다. 스펠맨이 예상보다 준수한 기량을 가진데다, 오세근 전성현 문성곤 변준형 등 지난 시즌 챔피언결정전 우승 주역이 고스란히 남아있었기 때문이다. 정규리그 3위로 6강에 진출, 단기전에 위력을 발휘하는 듯 했다. 그러나 스펠맨이 결장하면서 6강 탈락을 걱정할 처지다.

울산 현대 모비스도 마찬가지다. 함지훈 이우석 장재석 등 뛰어난 국내 선수의 높이와 특유의 조직력으로 정규리그에서 선전한 현대 모비스.

하지만 정규리그 막판 1옵션 라숀 토마스가 부상을 당했다. 결국 플레이오프 직행까지 노릴 수 있었던 현대 모비스는 4위로 6강에 진출.

PO에서도 토마스가 없다. 현대 모비스 유재학 감독은 "메디컬 진단은 이상이 없다고 하는데, 본인은 통증 때문에 뛸 수 없다고 한다"며 답답해 했다. 결국 현대 모비스는 1, 2차전을 모두 고양 오리온에게 내줬다. 오리온 1옵션 외국인 선수 머피 할로웨이를 2옵션 에릭 버크너가 막지 못한 미스매치가 가장 큰 원인.

한국가스공사 역시 앤드류 니콜슨이 시즌 중 부상으로 컨디션이 100%가 아니다. 특히 아킬레스건으로 지적된 수비에서 큰 문제를 보이고 있다. 그 약점을 대신 메워주던 차바위가 1차전 초반 부상으로 이탈하면서, 한국가스공사는 KGC에게 역전패를 당했다. 오리온 역시 시즌 중 1옵션으로 영입한 라둘리차 대신, 2옵션이었던 머피 할로웨이를 1옵션으로 쓰고 있다. 다행인 점은 할로웨이가 1옵션에 버금가는 위력을 보여주고 있다는 것이다.


6강에 진출한 팀 중 정상적 1옵션 외인을 가동하는 팀이 없다.

의문이 생긴다. 그렇다면 왜 대체 외국인 선수를 데려올 수 없을까. KBL 외국인 선수 제도에 따른 현실적 영입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현재 각 팀당 외국인 선수 2명 총액은 90만달러가 상한선이다. 1명이 받을 수 있는 상한액은 65만달러다. 세금이 포함된 금액이기 때문에 실제 외인 2명 연봉 총액은 70만 달러 정도다. 일반인 입장에서는 거액이지만, 외국인 선수 시장에서 이같은 연봉 구조로 적절한 외국인 선수를 대체하기 쉽지 않다.

유럽리그 뿐만 아니라 중국 등 경쟁 리그가 있다. 특히, 현 시점에서는 KBL이 훨씬 많은 연봉을 보장하는 중국 진출 교두보가 되는 경우가 많다.

즉, 야심차게 데려온 1옵션 외국인 선수가 탈이 났을 경우, 대체 카드를 원활하게 데려올 수 없는 시스템.

부작용은 심각하다. 팀의 전력, 플랜 자체가 무너진다. 교체가 힘들다. 코로나 시국이 겹치면서 더욱 심해졌다. 현대 모비스 측은 "한 달 동안 외국인 선수를 찾았는데, 쉽지 않았다"고 했다.

KBL 고질적 병폐 하향 평준화를 부추긴다. 우승을 원하는 팀이 적극적 투자를 하고 싶어도, 그렇게 할 수 없다. 때문에 '뒷돈 논란'이 일어난다. 현행 연봉 상한선으로 올 수 없는 기량을 가진 외국인 선수와 계약할 경우, 이런 의혹이 불거진다. 즉, 수많은 부작용이 양산된다. 가뜩이나 인기가 떨어진 KBL이다. 플레이오프마저 흥미가 반감되면서 악순환은 돌고 돈다.

외국인 선수 연봉 상한선을 폐지할 경우 2가지 대표적 부작용이 생긴다. 재정적 부담감이 많아진다. 단, 1명 보유할 경우 부담감을 최소화할 수 있다. 게다가 돈을 쓰고 싶은 팀의 경우, 강력한 외국인 선수를 데려오면 되고, 그렇지 않은 팀은 팀 색깔에 맞는 외국인 선수를 데려오면서 팀 조직력을 극대화하는 방법을 채택하면 된다. '외국인 선수가 부상당할 경우 대책이 없다'고 비판할 수 있다. 즉시, 플랜 B를 가동할 수 있는 각 팀의 스카우트 부서 강화와 KBL 제도 보완으로 이 부작용은 최소화할 수 있다.

모든 외국인 선수 제도는 장점과 단점이 공존한다. 현행 제도는 부작용이 계속 늘어나고 있다. KBL이 1997년 출범 이후 단 한 차례도 시행하지 않은 제도가 '1명 보유에 연봉을 무제한으로 푸는 방법'이다. 도입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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