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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년 만의 정규리그 4위의 챔프전 우승, 삼성생명의 기적같은 PO 드라마

류동혁 기자

기사입력 2021-03-15 20:53


삼성생명 선수들. 사진제공=WKBL

[용인=스포츠조선 류동혁 기자] 기적같은 우승이다. 무려 23년 만에 플레이오프의 역사를 새로 썼다. 정규리그 4위의 플레이오프 우승의 첫번째 사례를 만들었다.

삼성생명은 15일 용인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용인 삼성생명과의 2020~2021 KB국민은행 리브모바일 챔피언결정(5전3승제) 5차전에서 KB스타즈를 74대57로 눌렀다.

3승2패를 기록한 삼성생명은 여자프로농구 최초로 정규리그 4위가 우승컵을 들어올리는 파란을 만들었다.

쉽지 않은 여정이었다.

삼성생명은 정규리그에서 좋지 않았다. 4위로 PO 막차를 탔다. 김한별과 배혜윤의 코어. 그리고 윤예빈과 베테랑 김보미 김단비가 조화를 이루면서 완벽한 상승세를 탔다.

4강전. 상대는 정규리그 우승팀 우리은행이었다.

삼성생명은 1차전 뼈아픈 역전패를 당했다. 하지만, 활발한 로테이션과 윤예빈의 맹활약으로 2, 3차전을 거푸 잡아냈다. 우리은행을 힘에서 압도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심상치 않은 분위기를 만들었다.

챔프전 상대는 KB. 박지수와 강아정 김민정 심성영 염윤아 등 객관적 전력은 올 시즌 최강으로 평가받는 팀이었다.


삼성생명은 거칠 것이 없었다. 1차전 힘에서 압도한 삼성생명은 2차전에서 연장 혈투 끝에 김한별의 버저비터로 극적인 역전승을 연출했다. 하지만, KB도 만만치 않았다. 박지수와 강아정을 앞세워 3차전을 잡아낸 KB는 4차전에서 연장 혈투 끝에 승리하며 2차전의 복수혈전을 펼쳤다.

운명의 5차전.

초반 슛 컨디션이 극과 극이었다.

삼성생명은 1쿼터 야투율이 무려 53%, 반면 KB는 24%에 불과했다. 리바운드도 11대6. 결국 초반 기세는 삼성생명이 선점했다. 18-11로 끝냈다.

2쿼터 KB는 공격이 잘 풀리지 않았다. 박지수만이 고군분투. KB는 외곽의 지원이 잘 되지 않았다. 반면, 삼성생명은 KB의 존 디펜스를 쉽게 3점 외곽포로 공략했다.

30-21, 삼성생명의 리드. 이때, 변수 하나가 발생했다. 삼성생명의 에이스는 김한별이다. 공격 뿐만 아니라 파워로 박지수 수비를 효과적으로 한다.

그런데, 수비 파울을 범한 뒤, 속공 상황에서 공격자 파울까지 범했다. 순식간에 파울 3개. KB도 파울 트러블이 발생했다. 궂은 일을 도맡아하면서 KB의 핵심 포워드 중 하나인 김민정이 2쿼터 21.6초를 남기고 4반칙 파울 트러블.

결국, 두 팀 모두 변수를 간직한 채 34-28, 전반은 삼성생명의 리드.

후반 초반이 너무 중요했던 KB. 보통 전반 야투가 저조한 팀은 후반에 반등을 이루는 경우가 많다. 단, 출발이 좋아야 한다. KB의 전반 야투율은 27%. 삼성생명 50%의 절반이었다.

KB는 실책으로 흐름을 스스로 놓쳤다. 심성영이 실책을 범했고, 박지수의 패스 미스가 2개가 나왔다. 반면, 삼성생명은 김단비가 코너 3점포를 깨끗히 명중, 김보미의 백도어 컷, 윤예빈의 연속 4득점이 이어졌다. 결국 45-32, 13점 차 삼성생명의 리드. KB는 허예은의 3점포와 염윤아의 돌파로 추격했지만, 여전히 소강 상태. 삼성생명 역시 KB의 강한 저항에 점수 차를 벌리지 못하는 상황. 이때, 3쿼터 6.3초를 남기고 김한별이 4번째 반칙을 범했다.

강력한 변수가 수면 위로 떠오른 순간이었다. 하지만, 곧바로 KB 강아정도 파울. KB는 강아정과 김민정이 모두 4반칙 파울 트러블. 운명의 마지막 5차전 4쿼터, 버티기 싸움이 됐다.

삼성생명은 김단비의 3점포가 터졌다. 윤예빈이 공격 제한 시간에 쫓긴 상황에서 화려한 게인능력으로 골밑 돌파. 반면 KB는 실책을 연발했다. 핵심인 박지수에서 나온 실책이라 더욱 뼈아팠다.

삼성생명은 쐐기를 박았다. 맏언니 김보미가 2차례 돌파를 성공한 뒤 3점포까지 터뜨렸다. 남은 시간은 5분35초, 64-48, 16점 차 삼성생명의 리드.

KB는 전면 압박수비를 통해 삼성생명의 실책을 이끌어냈다. 하지만, 급한 마음에 쏜 3점슛은 연거푸 림을 외면. 전광판은 시계는 계속 흘렀다. 경기종료 1분19초, 김한별의 드라이브 인에 의한 패스를 받은 주특기 코너 3점슛을 작렬시켰다. 삼성생명의 기적같은 PO 드라마가 완성되는 순간이었다.용인=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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