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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프로농구, 부상 선수 속출로 굳어져 가는 순위

남정석 기자

기사입력 2020-12-30 11:48


'이미 순위는 결정됐다?'

여자 프로농구가 이제 막 반환점을 돌았지만, 현장에선 벌써 순위가 결정된 것 아니냐는 회의적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미 시즌 초부터 상위권 KB스타즈와 우리은행, 중위권 신한은행과 삼성생명, 그리고 하위권 하나원큐와 BNK썸 등 3개 그룹으로 나뉘어 약속이나 한 듯 동행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각 순위별로 4~5경기씩 차이가 벌어진 상태이기 때문이다. 상위권은 좀처럼 연패를, 그리고 하위권은 좀처럼 연승을 하지 못하는 상황이 이어지면서 이 정도의 승차를 극복하는 것은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는 이유도 있다. 하지만 팀별로 속출하고 있는 주전들의 크고 작은 부상이 가장 큰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만약 이들이 시즌 후반부라도 제대로 합류하지 못할 경우엔 이 순위가 그대로 굳어질 가능성은 더욱 커지게 된다.


우리은행 김정은이 28일 하나원큐전에서 1쿼터에 부상을 입은 후 일어나지 못하고 있다. 사진제공=WKBL
상위권의 경우 우리은행 김정은의 부상 여파가 결정적인 변수다.

김정은은 28일 하나원큐전에서 1쿼터 막판 착지 과정에서 부상을 당했는데, 발목뼈 탈구와 미세골절로 인해 최소 6주 이상 치료 및 재활이 필요한 상황이다. 현재로선 1월은 모두 건너 뛰고 시즌 최종 라운드 정도에 합류, 컨디션을 끌어올려 플레이오프에 나설 수 있는 것이 가장 최선의 시나리오이지만 여전히 미지수다. 박혜진이 부상을 딛고 최근에서야 전력에 합류했지만 여전히 완전한 몸 상태가 아닌 것을 감안하면 너무 뼈아픈 현실이다. 부상 선수가 속출하는 가운데서도 KB스타즈와 치열하게 선두 다툼을 벌여오며 이고 있었지만, 김정은이 이탈하면서 1위 경쟁이 아닌 안정적인 2위 확보라는 냉정한 전략적 판단이 필요할 수 있다. WKBL 최고의 흥행카드인 두 팀의 대결이 자칫 시시해질 수도 있다.


삼성생명 김한별이 26일 우리은행전에서 무릎 통증으로 7분도 뛰지 못하고 벤치에서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사진제공=WKBL
중위권 두 팀은 플레이오프 진출권인 4위 확보라는 현실적 목표에 더 집중하는 모양새다. 따라서 연승을 노리기 보다는 연패에 빠지지 않기 위한 '선택과 집중'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삼성생명은 그나마 최근 상위 2개팀과의 대결에서 아쉽게 승리를 놓칠 정도로 경기력 회복세에 있지만, 에이스 김한별의 몸 상태가 가장 걱정거리다. 지난 26일 우리은행전에서 고질적 무릎 부상으로 인해 7분 정도밖에 뛰지 않았던 김한별은 31일 BNK전에는 아예 뛰지 않기로 했다. 근육 통증까지 있는 상황에서 굳이 무리하지 않겠다는 전략이다. 어쨌든 김한별이 정상 컨디션이 아닐 경우 상위권 팀들과의 승부는 결코 쉽지 않다.

신한은행은 아예 하위권 2개팀은 확실히 잡고 4위를 확보하겠다는 전략을 공표한 상황인데, 일단 현재까지의 맞대결을 모두 승리하며 계획대로 되고 있다. 현재 전력으로는 상위권 등극은 쉽지 않은 가운데, 부상에서 돌아온 김이슬이 빨리 경기력을 끌어올려야 그나마 플레이오프에서 상위팀들과 대등한 경기를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하나원큐 강이슬이 23일 KB스타즈전에서 경기 도중 어깨 통증으로 벤치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사진제공=WKBL
하위권 두 팀은 현재로선 맞대결 외엔 승리 챙기기가 거의 힘들 정도로 전력이 좋지 않다. 이 가운데 지난 시즌 창단 후 3위까지 오르며 기세를 올렸던 하나원큐는 슈터 강이슬의 컨디션 난조와 부상으로 좀처럼 치고 나가지 못하고 있다. 외국인 선수가 없어 대부분의 주전들의 경기당 기록이 상승하고 있지만, 강이슬은 지난해 평균 득점에 못 미칠 정도로 전체적인 난조를 보이고 있다. 이런 가운데 어깨 통증으로 최근 2경기를 연속으로 빠지며 팀의 2연패를 벤치에서 지켜봐야 했다. 주전으로 자리잡은 지난 2014~2015시즌 이후 6년 연속 전 경기에 출전할 정도로 뛰어난 체력과 근성을 가진 선수이기에 걱정은 더욱 커지고 있다. 강이슬의 부활이 동반되지 않을 경우 하나원큐는 BNK썸을 잡고 5위 확보가 가장 현실적인 목표가 될 수 밖에 없다.
남정석 기자 bluesk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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