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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생명-하나원큐, 2강 2중 2약 구도 뒤흔들 키가 될까?

남정석 기자

기사입력 2020-12-15 15:04


여자프로농구 삼성생명과 우리은행의 경기가 14일 용인실내체육관에서 열렸다. 삼성생명 김한별이 우리은행 김소니아의 수비를 피해 레이업을 시도하고 있다. 용인=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20.12.14/

'판을 흔들어라.'

시즌 중반으로 가는 '2020~2021 KB국민은행 리브모바일 여자 프로농구'가 2강 2중 2약 구도로 흘러가고 있다. 2017~2018시즌부터 4년째 라이벌 체제를 갖추고 있는 우리은행과 KB스타즈가 2강을 굳건히 지키고 있는 가운데, 신한은행과 삼성생명이 2중, 그리고 하나원큐와 BNK썸이 2약을 형성하고 있다. 이런 상황이 계속돼 고착화될 경우 '그들만의 리그'가 될 수 있다. 흥미는 당연히 떨어지고, 리그나 선수들의 기량 발전에도 결코 좋은 영향을 끼치지 못한다. 더 늦기 전에 판을 뒤흔들 '브레이커'가 나와야 하는 시점이다.

우리은행은 에이스 박혜진의 부상 여파로 그동안 손발을 제대로 맞추지 못하면서 조직력이 예년보다는 떨어지고, KB스타즈는 박지수에 대한 의존도가 심해 만약 막힐 경우 이를 잘 헤쳐나가지 못하는 약점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우리은행은 가끔씩 중하위팀에게 고전을 하다 패하는 경우가 있지만 KB스타즈와의 맞대결에선 2전 전승을 챙기며 선두를 질주하고 있고, KB스타즈도 BNK썸에 한차례 일격을 당했을 뿐 우리은행을 제외하곤 나머지 팀들을 모두 꺾으며 4년째 양강 구도를 이어가고 있다.

일단 가능성은 서서히 보이기 시작했다. 그 단초는 삼성생명이 지난 12일과 14일, 이틀 간격으로 붙었던 KB스타즈와 우리은행전에서 나왔다. 삼성생명은 KB스타즈전에서 경기 종료 34초를 남기고 김한별이 3점포를 날리며 73-71로 역전한데 이어 20초를 남기고 자유투까지 얻으며 승리를 목전에 뒀다. 하지만 김한별이 쏜 자유투 2개가 모두 실패한데 이어 4초를 남기고 박지수에게 수비가 몰리는 사이 강아정이 텅빈 골밑을 공략하며 기어이 동점을 허용, 연장까지 간 끝에 아쉽게 승리를 놓쳤다.

이틀 전 연장 접전에서 패하며 체력적으로나 분위기에서 모두 떨어져 있음에도 불구, 삼성생명은 14일 우리은행전에서도 승리를 바로 눈 앞에서 날렸다. 경기 내내 끌려가다가 4쿼터 외곽이 터지면서 점수차를 좁힌 삼성생명은 1점차로 뒤진 종료 11초를 남기고 윤예빈이 빠르게 단독 돌파로 치고 들어가다가 슛을 시도했지만 림을 맞고 튀었다. 공격 리바운드를 잡은 박하나가 다시 슛을 시도했지만 결국 성공시키지 못했고 그대로 경기는 끝났다. 삼성생명은 두 경기 모두 극적인 승부처를 못 넘었고, 이 역시 현재의 실력차라 할 수 있지만 분명 가능성은 확인했다.

경기 후 임근배 삼성생명 감독은 "'졌잘싸'(졌지만 잘 싸웠다)라는 생각은 이제 선수들이 지워야 한다. 이제 우리의 농구만 제대로 보여줄 경우 얼마든 상위팀을 잡아낼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지게 된 경기였고, 선수들도 이제 승리를 따내기 위해 싸워야 한다"며 "디테일적인 부분에서 1~2개 정도만 극복한다면, 앞으로 남은 맞대결에서 충분히 이겨낼 자신이 있다"고 말했다. 위성우 우리은행 감독도 "사실 배혜윤 김한별이라는 두 명의 빅맨이 버틴 삼성생명이 올 시즌 가장 경쟁력이 있다고 봤는데, 초반엔 이를 못 보여줬지만 이제 슈터 박하나가 제대로 가세해 완전체에 가까워지자 예상대로 강한 전력이 됐다"며 "KB나 우리나 앞으로 남은 맞대결에서 더욱 어려운 승부가 예상된다"고 강조했다.


하나원큐 신지현이 13일 부천체육관서 열린 BNK썸전에서 골밑슛을 시도하고 있다. 사진제공=WKBL
삼성생명이 상위권 구도를 흔들 카드라면, 하나원큐는 중위권을 위협할 가장 강력한 대항마이다. 지난 시즌 창단 후 처음으로 3위를 차지하며 기세를 높였던 하나원큐는 1~2라운드의 부진을 딛고 다시 경쟁력을 회복하고 있다. 당초 하나원큐는 FA로 영입한 양인영과 복귀 멤버인 이정현 등 두 명의 빅맨을 중심으로 하는 전략을 짰지만, 시너지 효과를 발휘하지 못하며 이도저도 아닌 농구를 하자 투 가드 시스템으로 변경해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

지난 10일 우리은행전에선 슈터 강이슬이 막혔지만 대신 고아라가 특유의 강력한 골밑 돌파와 리바운드 적극 가담 등 지난해의 실력을 보여주며 끝까지 상대를 위협한 끝에 60대63으로 아쉽게 패퇴했다. 이정현과 포지션이 애매하게 겹쳤던 양인영이 단독 빅맨 역할로 팀내 최다인 18득점을 올리며 비로소 제 역할을 찾은 것도 큰 소득이었다. 이어 하위권 맞수인 13일 BNK썸전에선 고아라가 2경기 연속 제 몫을 해낸데다, 신지현이 본인의 한 경기 최다인 24득점을 기록하며 3점차 접전을 승리로 낚아냈다. 강이슬이 막혔음에도, 신지현이 또 다른 득점원으로 성장했고 고아라가 '각성'을 했다는 것은 향후 경기에 대한 기대감을 충분히 가져볼 수 있는 대목이다.
남정석 기자 bluesk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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