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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분석] 현대모비스 PO 경쟁력, 왜 최진수가 중요한가

류동혁 기자

기사입력 2020-12-07 06:42


현대 모비스 최진수. 사진제공=KBL

[스포츠조선 류동혁 기자] 현대 모비스는 좀 묘하다. 시즌 초반 좋지 않았다. 숀 롱이 올라오면서 급상승세를 탔다.

여기에는 이유가 있었다. 외곽 수비에서는 상대 압박에 약한 면이 있다. 양동근 은퇴 이후, 확실한 코어가 없기 때문이다. 서명진은 성장하고 있고, 김민구와 이현민도 좋은 가드다. 단, 상대의 거친 압박을 상대하기에는 불안한 면이 있다.

여기에 숀 롱까지 컨디션 저하로 활동력이 떨어져 있었다. 현대 모비스의 강점인 수비가 흔들릴 수밖에 없었다. 농구는 정직하다.

숀 롱이 올라오자 현대모비스 유재학 감독은 빠르게 수비의 약점들을 개선시키기 시작했다. 결국 상승세.

브레이크 직전 3대3 트레이드를 통해 최진수를 보강했다.

현대 모비스 입장에서 최진수의 영입은 많은 의미를 담고 있다. 최진수는 정규리그에서도 쓰임새가 많지만, 플레이오프와 같은 큰 경기에서 상당히 긴요한 선수다.

최근 NBA는 플레이오프에서 높고 스피디한 윙맨들을 얼마나 많이 보유하느냐가 관건이 됐다. 같은 팀이 여러차례 붙기 때문에 2~4번 라인이 키가 크고 빠르면 그만큼 수비에 대한 허점을 줄일 수 있다. 스위치 디펜스가 용이하고, 공수 리바운드에서도 이득이다. 여기에 미스매치 유발을 최소화시킬 수 있다.

KBL도 점점 그런 방식으로 이동하고 있다. 불과 4~5년 전만 해도 정통센터, 포워드, 포인트가드가 우승의 필수 조건이었다면, 최근에는 공수 겸장의 2m 안팎의 빠른 포워드들이 많은 팀들이 상당히 유리해지고 있다. 2대2 공격이 메인 공격 옵션이 되고 있고, 골밑의 포스트 업보다는 외곽에서 상대 수비 약점을 공략하는 전술이 점점 더 유효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 모비스는 착실한 FA 영입으로 가용인원이 많아졌다. 여기에 포지션이 겹치는 이종현을 내주고 최진수를 데려왔다. 1~4번 수비가 모두 되는 빠른 포워드다. 외곽 수비에 장점이 있다.

즉, 현대 모비스가 정규리그를 잘 견디면, 플레이오프에서 이변을 일으킬 요소가 좀 더 높아졌다. 최진수 영입의 실제 의미다.

문제는, 팀과의 융합이다. 추상적이지만, 꼭 필요하다. 브레이크 이후 현대 모비스는 손발이 맞지 않았다. 때문에 2연패. 햄스트링 부상을 당한 최진수가 적응할 시간은 거의 없었다.

삼성전에서 최진수는 2쿼터 13점을 몰아넣으면서 제 역할을 했다. 물론 아직까진 완전치 않다. 유재학 감독은 "궁극적으로 상대 에이스를 막아야 하는 선수다. 단, 아직 팀에 대한 디테일한 적응이 필요하다. 이 작업이 완료되면 그렇게 쓸 것"이라고 했다.

최진수도 자신의 역할을 잘 안다. 그는 "상대 에이스는 오리온 시절에 막은 적이 있다. 상당히 힘들다. 빠르고 기술이 좋다. 하지만 훨씬 더 재미있다. 감독님이 '그 역할을 생각해 놓고 있어라'고 얘기를 하신다. 한 번 해봐야 할 것 같다"고 했다.

최진수가 에이스 스토퍼 역할을 해주면, 현대 모비스의 외곽 수비 약점은 많이 보완된다. 숀 롱의 골밑 수비력은 상당히 뛰어나다. 현대 모비스 역시 수비적으로 매우 조직적 팀이다. 수비가 탄탄해진다는 것은 플레이오프에서 좀 더 경쟁력이 올라간다는 의미다. 유 감독은 "숀 롱이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서 6강 이상의 성적이 날 것 같다"고 했다. 하지만, 최진수의 적응 여부가 좀 더 많은 변수가 될 수 있다. KBL 상위권 판도 자체가 바뀔 수도 있다. 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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