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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동혁의 이슈분석] 일관성없는 여농 판정, 2경기 분석, 핸드체킹콜 없고, 쓸데없는 개입 커졌다

류동혁 기자

기사입력 2020-11-27 12:33


심판진들의 상의하는 장면. 사진제공=WKBL

[스포츠조선 류동혁 기자] WKBL은 올 시즌 판정 기준에 관해 대대적 혁신을 했다. 핸드 체킹 룰을 강화했다.

볼이 있는 선수에게 손을 쓸 경우, 가벼운 터치만 있어도 파울을 분다. 매우 중요하고, 극심한 변화다.

확실한 이유가 있다. 비 시즌 박정은 심판 본부장을 중심으로 차근차근 준비했다. 코로나 사태로 인해 외국인 선수의 영입이 쉽지 않았다. 경기력이 떨어질 수 있었고, 핵심은 극심한 저득점 현상이었다.

당위성 & 준비는 매우 좋았다.

핸드체크 룰 강화는 상당한 '묘수'였다. 그동안 여자프로농구는 극심한 몸싸움과 소위 말하는 '손질'이 있었다. 좀처럼 반칙을 불지 않는 하드 콜이었다.

현대 농구는 대부분 하드 콜이다. 몸싸움을 권장한다. 국제 경쟁력 향상에는 장점이 있다. 단, 잃는 게 더 많았다. 현실은 그랬다.

여자프로농구에서 하드콜은 '변질'이 있었다. 치열한 몸싸움 대신 손을 쓰는 부정행위가 극심해졌고, 하드콜이라는 명목으로 파울이 불리지 않았다.


수비에서 기본은 발을 쓰는 것이다. 이 부분을 강화하는 게 목적. 즉, 저득점 현상을 없애면서 여자프로농구의 흥미도 극대화, 그리고 수비의 기본인 스텝의 강화에 목적이 있었다. 잘 적용하면 상당히 좋은 제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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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은 본부장은 기준을 명확하게 했다. 여러차례 코칭스태프와 미팅을 했다. 부작용을 완화하는 볼이 없는 상황에서 몸싸움은 그대로 허용했다.(핸드체킹을 강화하면 농구의 본질인 수비의 몸싸움이 침해될 수 있었다. 때문에 볼없는 상황에서 몸싸움 허용은 좋은 옵션이었다. 핸드 체킹 룰을 강화하는 것은 여자프로농구 발전을 위해서는 충분한 당위성이 있었다. 6개 구단을 돌면서 정확한 판정 기준을 설명했다. 매우 좋은 움직임이었다.

정규리그 적용. 휴식기 이후 경기 분석 결과는?

정규리그 초반, 잘 지켜지는 듯 했다. 볼이 없을 때, 특히 골밑에서 몸싸움은 그대로 허용됐고, 볼 핸들러에 대한 핸드 체킹은 높은 비율로 휘슬이 불렸다.

그런데, 휴식기 이후 좀 이상하다.

2경기를 분석했다. 일단 25일 열린 우리은행과 신한은행전.(특징팀이 유리하다고 지적하는 게 목적이 아니다. 실제 어떤 콜이 이뤄지는 지에 대해 살펴보기 위해 분석했다)

1쿼터 4분43초 남기고 한엄지 돌파시, 홍보람 뒤에서 머리친다. 그냥 넘어간다. 1쿼터 1분49초 남기고 김소니아 돌파 시 김단비가 손을 약간 갖다댄다. 파울인데 넘어간다. 2쿼터 3분55초 남기고 박지현이 볼을 잡을 때 한채진 한엄지의 더블팀. 한채진 파울이다. 점프볼이라고 판정했다. 2쿼터 3분19초 남기고 김정은 돌파 때 김단비의 손이 간다. 파울이다. 불지 않는다. 3쿼터 5분57초 남기고 김정은의 돌파 때, 한채진이 손을 쓴다. 파울을 불지 않는다. 3쿼터 3분50초 남기고 한엄지의 팔이 기울어져 있다. 박지현이 골밑 돌파. 한엄지의 파울. 박지현이 항의한다.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3분26초 남기고 김단비의 턴 어라운드 점프슛. 최은실의 팔이 닿는다. 파울이 불리지 않는다. 44초, 신한은행 더블팀. 손이 들어간다. 파울이다. 안 불린다 4쿼터 2분10초 유승희 돌파, 박지현 블록슛, 실린더를 침범. 유승희가 볼을 가졌기 때문에 엄격하게 적용해야 한다. 하지만 파울 불리지 않는다.

그런데, 볼이 없을 때 이상한 판정도 있다. 1쿼터 1분17초를 남기고 김단비 수비시 홍보람의 스크린. 충돌한다. 김단비의 파울이 불린다.(분다면 공격자 파울. 명백한 무빙 스크린이다. 아니면 그냥 놔두면 된다) 자유투 2개 2쿼터 5분6초 남기고 김진희와 이경은이 몸싸움을 한다. 파울이 불린다. 맥락이 없다. 그 정도의 몸싸움은 그냥 놔두면 된다. 경기종료 4.5초를 남기고 박다정의 트레블링. 스텝백 스텝이다. 부정 홉스텝(한 발을 딛고 다시 그 발을 딛는 동작. 트레블링. 즉, 오른발을 딛고 오른발을 또 딛을 경우. 박다정은 그런 스텝이 아니었다)이라는 판정. 그런데 아니다.

즉, 핸드체킹은 놓치는 장면이 많다. 불지 말아야 할 볼 없을 때 움직임으로 자유투 2개를 준다.

파울이 쌓인 상황에서 볼 없을 때 지나친 간섭은 '심판의 힘'을 키워준다. 자유투가 높은 비율로 나올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의도하든 의도치 않았던 결과적으로 그렇게 된다. 즉, 올 시즌 직전까지 내내 강조했던 핸드 체킹에 대해서는 소홀하고, '심판의 힘'이 들어갈 수 있는 상황을 심판진 스스로가 연출하는 결과물을 낳는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심판의 의도가 들어갔는 지, 아닌 지는 기자가 신이 아닌 이상 알 길이 없다. 단, 결과물은 '판정이 경기를 지배할 수 있는 가능성을 높여준다'는 점이다.

26일 BNK와 삼성생명의 경기를 보자. 전반은 준수했다.

1쿼터 7분32초를 남고 안혜지의 돌파 때, 이주연의 팔이 안혜지의 등에 닿아있다. 파울이 불리지 않는다. 1쿼터 5분10초를 남기고 김한별의 3점슛. 구슬의 팔이 닿는다. 휘슬이 불리지 않는다. 자유투 3개다.

좋은 판정도 있었다. 1쿼터 2분54초를 남기고 배혜윤이 패스. 바짝 붙어있던 진안의 안면에 팔이 충돌. 파울이 불리지 않는다. 이 판정은 상당히 좋은 판정이다. 배혜윤이 팔을 몸에 붙이고 있었기 때문에 자신의 실린더 안에서 패스. 진 안의 너무 붙어있었다는 결론이 나온다. 수비자 파울이거나 불지 않는 게 맞다.

후반부터 판정은 어지러워진다.

3쿼터 7분57초 남기고 이소희가 돌파. 배혜윤이 팔을 갖다댄다. 파울 불리지 않는다. 3쿼터 5분54초 남기고 진 안의 돌파. 김한별이 실린더 침범. 파울은 불리지 않는다. 3쿼터 5분16초 남기고 진 안의 수비 리바운드. 김한별의 손질. 파울인데, 안 불린다. 3쿼터 2분42초 남기고 구 슬의 돌파. 김한별이 손을 갖다댄다. 구슬의 레이업 슛은 실패. 3쿼터 7.9초 남기고 배혜윤의 돌파. 충돌. 진안 쓰러진다. 진안의 팔이 실린더를 침범. 공격자 파울이 불렸지만, 사실 수비자 파울에 가깝다. 이소희 공격 리바운드 이후 풋백 득점. 배혜윤과 접촉. 불리지 않는다. 경기종료 11.8초 전 배혜윤의 볼. BNK 더블팀. 다리에 걸렸다. 안 불린다.


신한은행과 우리은행의 경기 장면. 사진제공=WKBL
경기를 좌지우지하는 미스콜

이 뿐만 아니다. 22일 부천에서 열린 KB와 하나원큐의 경기. 4쿼터 초반 강이슬이 박지수를 박스아웃하는 과정에서 맥락없는 파울이 불린다. 4파울이다. 절대적 에이스가 4쿼터 일찌감치 파울트러블에 걸리면서 하나원큐의 추격 의지는 완전히 꺾여 버린다. 강이슬과 하나원큐 벤치는 항의하지만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26일 용인 삼성생명과 하나원큐의 경기.

2쿼터 고아라가 골밑 돌파. 수비수와 접촉이 있었다. 골밑돌파는 실패했고, 고아라는 쓰러졌다. 파울은 불리지 않았다. 이후, 삼성생명의 속공 과정에서 윤예빈의 돌파에 신지현이 U파울을 범했다(U파울은 맞다. 하지만 이전 고아라의 파울이 불리지 않은 상태에서의 연속 장면이었다)

그러자, 이번에는 삼성생명 쪽으로 완벽한 오심이 나왔다. 7분20초를 남기고 김한별의 리바운드 과정에서 강유림이 팔을 꼈다. 그대로 점프. 하지만 거꾸로 심판진은 김한별의 파울을 불었다. 김한별은 억울해 했지만, 심판진은 요지부동.

또 하나의 애매한 장면. 36.5초를 남기고 박하나가 강이슬을 막고 있었다. 이때 강이슬이 볼을 잡으려고 앞으로 나가는 척하면서, 두 선수의 팔이 얽혔다. 박하나의 파울이 지적됐다. 박하나가 '강이슬이 먼저 팔을 걸었다'고 항의했지만, 변하지 않았다. 심판진이 이번에도 당했다.

즉, 핸드 체킹을 그토록 강조했지만, 그 부분은 소홀하다. 이상하게 볼이 없는 상황, 혹은 애매한 상황에서 심판진은 적극적으로 개입한다. 미스콜이 많다.

6개 구단은 혼란스럽다.

휴식기 이후, 6개 구단은 확실히 핸드 체킹 강화에 대한 대비책은 확실하다. 우리은행과 신한은행전, 대부분 선수들은 스텝을 움직이면서 팔을 최대한 곧게 뻗으려고 노력한다.

BNK와 삼성생명도 마찬가지다.

즉, 선수들은 대부분 핸드 체킹 강화에 대해 확실히 준비하고 나오고 있다.

비 시즌 핸드 체킹 강화에 대한 움직임도 좋았다. 그런데, 실제 경기에서 오락가락한다. 일관성이 정말 없다.

농구 경기로 치면, 코칭스태프는 만반의 준비로 세밀한 작전까지 다 준비했는데, 선수들이 전혀 예상 밖의 움직임으로 경기를 망치는 모양새다.

현장에서 핸드체킹 강화로 판정을 내리기가 쉽지 않다고 한다. 혼란스럽다고도 한다. 백번 양보해서 이해할 수 있다.

단, 시즌 전부터 준비했던 핸드 체킹 강화가 일관성이 없다는 것은 확실히 문제가 있다. 이 부분에 집중하지 않고, 볼이 없을 때 이상한 판정으로 '판정 개입'을 한다. WKBL 심판부는 곱씹어 봐야 할 문제다. 이대로는 안된다. 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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