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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 용 기자] 수상자만큼 중요한 MVP의 가치.
관심이 집중되는 건 누가 최고의 영예, MVP 상을 수상하느냐는 것이다. 현재 분위기로는 김종규(원주 DB)와 허 훈(부산 KT)의 2파전으로 좁혀진 상태다.
농구에 대한 이슈가 없어 힘든 시기, 두 사람의 경쟁에 많은 팬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 김종규는 팀이 공동 1위를 차지한 것에 높은 점수를 받고 있고, 허 훈은 팀 성적은 안좋았지만 개인 퍼포먼스가 뛰어났다. 누가 상을 받아야 마땅한지에 대한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젊은 선수들인만큼, 욕심을 숨기지 않고 공개적으로 수상 의지를 밝히는 것도 재밌다. 농구 발전에 있어 이런 경쟁이 있다는 건 긍정의 요소다.
MVP는 팀 성적, 기록도 물론 중요하지만 팬들에게 전해지는 아우라가 있어야 한다. 플레이 뿐 아니라 코트 안팎에서 강한 인상을 남겨야 한다는 뜻이다. 이 관점으로만 보면 사실 MVP는 허 훈이 더 어울릴 수 있다. 허 훈은 한 경기 20득점-20어시스트 기록을 세우는 등 팬을 끌어모을 수 있는 현란한 플레이를 선보였고, 외모와 언행을 볼 때 스타의 기질을 타고났다. 평균 14.9득점 7.2어시스트로 개인 성적도 김종규보다 뛰어나다.
하지만 치명적 약점이 있다. 부상으로 인해 35경기밖에 뛰지 못했다. 경기 수가 줄면, 평균 기록을 끌어올리기 쉽다. 또, 팀 농구 스타일이 지나치게 허 훈에 의존한 측면도 고려돼야 한다. 개인 기록이 올라갈 수밖에 없는 농구였다. 팀 성적이 좋았다면 할 말이 없겠지만, 팀 성적이 만족스럽지 못했기에 MVP로서의 가치가 떨어질 수 있다.
두 사람만의 문제는 아니다. 해가 갈수록 MVP를 받는 선수들의 존재감이 미미해지고 있다. 지나치게 외국인 선수에 의존하는 KBL 농구 특성상, 토종 선수들은 들러리 역할을 하는 게 대부분이다. 사실 MVP의 권위가 서려면, 국내 선수든 외국인 선수든 가장 잘한 선수 한 명에게 상을 주는 게 맞다. 하지만 그렇게 되면 십중팔구 외국인 선수 MVP가 나올 수밖에 없다.
국내 선수 위주의 마케팅을 펼쳐야 하는 KBL 입장에서는 국내 선수 MVP를 따로 나누고, 이를 최고의 상으로 만들어야 하는 게 당연하지만 선수들의 기량이 전체적으로 하락하는 추세 속에 앞으로 민망한 MVP가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MVP와 함께 논쟁이 됐던 민망한 신인상처럼 말이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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