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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 용 기자] 외국인 선수 잘 달래는 팀이 우승하는 리그?
연기된 일정 때문에 리그 일정 축소 등이 검토되고 있다. 정규리그 일정은 모두 소화하더라도, 예정됐던 5월10일 전후 시즌을 마무리하려면 플레이오프 경기 수를 줄여야 한다는 얘기가 나온다.
여기에 이번 시즌은 우승팀의 권위가 더욱 떨어질 수 있다. 외국인 선수 때문이다.
여기에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한국에 돌아오지 않을 가능성이 높은 선수들도 있다. 원주 DB 치나누 오누아쿠와 칼렙 그린 모두 한국을 떠난 상태. 오누아쿠의 경우 가족들이 한국 잔류를 간곡히 말리고 있어 다시 돌아올 가능성이 높지 않다. 그린은 코로나 위기 단계가 '심각'에서 떨어지면 다시 돌아올 수 있다는 여지를 남겼지만, 상황이 쉽게 좋아지지 않을 듯 보인다.
인천 전자랜드도 트로이 길렌워터를 붙잡지 못할 전망이다. 머피 할로웨이도 휴가를 떠났는데, 계약 해지는 아니지만 복귀는 장담할 수 없다.
그래도 나머지 구단들은 선수들을 잘 달래놓은 상황이다. 서울 SK 자밀 워니와 애런 헤인즈, 그리고 안양 KGC 브랜든 브라운과 덴젤 보울스는 잠시 한국을 떠나지만, 휴가 개념으로 무조건 복귀를 약속했다고 한다. 이밖에 창원 LG, 전주 KCC, 서울 삼성, 울산 현대모비스도 외국인 선수 걱정을 덜어놓은 상태다. 하지만 마지막까지 방심은 금물이다. 코로나19 문제가 더 악화되면, 떠나는 선수가 더해질 수 있다.
문제는 리그가 재개된다고 해도, 남은 경기를 공정한 환경 속에서 치를 수 있느냐는 점이다. 전력의 절반 이상이라는 외국인 선수없이 경기를 해야하는 팀이 나올 수 있다. 새로 선수를 구하면 된다고 하지만, 1~2개월 뛰려고 코로나가 만연한 나라에 올 선수가 많지 않다는 게 문제다. 또 어렵게 선수를 데려온다 해도 더 많은 돈을 줘야하고, 시즌이 끝나가는 마당에 그 선수가 기존 선수들과 호흡을 제대로 맞추기도 쉽지 않다.
예를 들어 선두를 달리고 있는 DB가 두 외국인 선수를 모두 잃는다고 한다면, 새 선수가 온다 해도 향후 정규리그와 플레이오프에 엄청난 변수가 될 수 있다. KT가 외국인 선수를 데려오지 못하면 6강 경쟁 판도가 완전히 달라진다.
물론, 외국인 선수를 잘 설득하고 잔류시키는 것도 구단의 능력으로 봐야 한다. 하지만 이러한 외국인 선수 변수로 순위가 바뀌고, 우승팀이 바뀔 수 있다면 좋은 성적을 거둬도 찝찝함이 남을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공정을 위해 모두 외국인 선수 없이 남은 경기를 치르는 것도 어렵다. 외국인 선수가 멀쩡히 남아있는 팀들이 자선 단체가 아니기 때문. 선수에게 지급해야 하는 보수, 인센티브 문제도 풀기 어렵다.
과연, 코로나19 폭탄을 맞은 KBL은 어떤 방향으로 흘러가게 될까. 외국인 선수 이탈 문제가 리그를 지배하게 될 조짐이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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