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신한은행, 삼성생명 대파하며 3위 지켜내

남정석 기자

기사입력 2020-03-04 20:55


◇신한은행 김단비(왼쪽)가 4일 인천도원체육관에서 열린 '하나원큐 2019~2020 여자 프로농구' 삼성생명과의 경기에서 상대 수비를 앞에 두고 레이업슛을 시도하고 있다. 인천=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

"아무래도 부담스럽네요."

코로나19 확산세는 국내외 프로스포츠 시장을 흔들고 있다. 국내의 경우 남자농구와 남녀 프로배구 등 실내 스포츠는 리그를 아예 중단했고, 프로축구는 개막을 연기, 프로야구는 시범경기 취소 이후 개막 연기 검토 등 제대로 돌아가지 않고 있다. 여자 프로농구만이 현재로선 유일하게 운영되는 국내 프로스포츠이다. WKBL은 지난 2일 리그 중단 여부를 심각하게 논의한 끝에, 확진자가 발생하기 이전까지는 일단 시즌을 그대로 운영하기로 결정했다. 따라서 '독주'에 대한 부담감은 클 수 밖에 없다.

4일 인천도원체육관에서 열린 '하나원큐 2019~2020 여자 프로농구' 신한은행과 삼성생명전을 앞두고 경기장 입장 전 발열 체크는 더욱 엄격하게 진행됐다. 이전보다 훨씬 더 꼼꼼한 문진표 작성과 함께 선수단도 예외없는 손목 체온 측정 등이 이뤄졌다. 경기에 앞서 정상일 신한은행 감독과 임근배 삼성생명 감독은 "연맹에서 리그 진행을 결정했으니 당연히 최선을 다하는 것은 맞지만, 아무래도 이목이 집중되다보니 부담스러운 느낌"이라며 "숙소와 경기장만 왔다갔다 하고 외부에 전혀 나가지 못하는 선수들이 너무 안됐다. 외국인 선수들도 분명 동요가 있다. 만약 한 명이라도 이탈하겠다고 나설 경우 남자농구처럼 도미노가 되는 것 아닌지 모르겠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게다가 두 팀의 현재 상황에 대한 감독들의 답답함이 함께 녹아있다. 포스트시즌이 과연 정상적으로 치러질 수 있을지 장담할 수는 없지만, 어쨌든 두 팀은 최종 6라운드에 접어들었음에도 플레이오프 진출의 마지노선인 3위 한자리를 놓고 여전히 경쟁을 벌이고 있기 때문이다. 전날까지 3위 신한은행은 5위 삼성생명에 1경기차로 앞서고 있지만, 이날 패할 경우 4위 하나은행과 함께 모두 10승16패를 마크, 3개팀이 공동 3위에 오르는 처절한 상황에 놓이게 된다. 반대로 신한은행이 승리할 경우 단독 3위를 지킴과 동시에, 하나은행에 1경기차로 앞서며 다소 여유를 찾을 수 있게 된다. 물론 아직 맞대결이 남아 있긴 하지만, 유리한 고지를 점하는 것은 분명했다.

승리의 중요성이 남달랐던 경기인만큼 1쿼터 두 팀 선수들의 경기력은 제대로 발휘되지 못했다. 신한은행은 서덜랜드가 9득점으로 제 몫을 했을 뿐이고, 삼성생명도 필드골 성공률이 25%에 머물 정도로 좋지 않았다. 게다가 삼성생명은 배혜윤 김한별 등 두 주전 선수들이 발목 부상 등으로 제 컨디션이 아니어서, 벤치 멤버인 양인영 김보미가 먼저 투입된 상황이었기에 더욱 그랬다.

하지만 2쿼터부터 신한은행 베테랑들이 힘을 내기 시작했다. 한채진이 쿼터 시작 후 15초만에 3점포를 날리며 14-12로 역전에 성공했고, 이후 스코어는 뒤집어지지 않았다. 한채진이 2쿼터에만 7득점, 그리고 3일 자신의 SNS를 통해 오는 4월 결혼을 발표하며 주목을 받았던 김단비는 2점슛 3개 시도를 모두 성공시키며 8득점을 하며 전반을 36-27로 앞선 채 끝냈다.

신한은행의 공세는 3쿼터에도 그대로 이어졌다. 역시 한채진이 시원한 3점슛으로 림을 가른데 이어, 김이슬과 김단비의 연속 2점포, 서덜랜드의 자유투 2개 등 2분도 안되는 시간에 9점을 몰아넣었다. 이러는 사이 삼성생명은 배혜윤이 간간이 골밑슛을 성공시킬 뿐 나머지 선수들는 전혀 제 역할을 하지 못하며 점수는 계속 벌어졌고, 결국 54-35까지 벌어진 끝에 3쿼터가 종료됐다. 사실상 승부가 갈린 셈이다. 마지막 4쿼터에서 삼성생명은 5분이 넘게 흐른 종료 4분 19초 전에 비키바흐가 골밑슛을 성공시키며 비로소 첫 득점을 올릴 정도로 처절하게 무너졌다. 신한은행은 서덜랜드가 20득점-14리바운드, 김단비가 13득점-7어시스트 등으로 70대44로 승리, 하나은행에 1경기차로 앞서며 3위를 지켜냈다.
인천=남정석 기자 bluesk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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