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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스포츠조선 최만식 기자] '채찍 효과있네.'
KT는 4일 부산 사직체육관에서 벌어진 2019∼2020 현대모비스 프로농구 오리온과의 홈경기서 96대81로 크게 이겼다.
2연패에서 탈출한 KT는 19승20패를 기록하며 7위 현대모비스(16승21패)의 추격을 2게임 차로 다시 벌렸다.
전반 스코어가 무려 60-35. 일찌감치 승부가 기운 경기였다. 전반 60점은 올 시즌 최다기록이었다. KT가 갖고 있던 종전 기록 56점(2019년 11월9일 현대모비스전) 스스로 갈아치운 것이다.
하지만 KT는 '도대체 어떤 처방을 내렸기에'라는 궁금증이 들 정도로 KT는 공-수 양면에서 오리온을 되레 압도했다. 이면에는 서동철 감독의 '채찍 전술'도 한몫을 했다. 채찍 대상은 최장신 용병 바이런 멀린스였다. 멀린스는 최근 벤치로 밀린 모습을 보이며 우려를 자아냈다. 알 쏜튼이 있을 때만 해도 베스트였는데 대체 용병 앨런이 오면서 출전 기회가 줄었다.
서 감독이 이날 경기 전 지난 3일 멀린스와 면담한 사실을 소개하면서 그 이유를 알 수 있었다. "나는 너를 정말 좋아하는 선수다. 그런데 심판에 어필하느라 경기에 집중하지 못할 때는 정말 밉다." 멀린스는 판정에 대해 자꾸 민감하게 반응하느라 경기에 집중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날 경기에서도 또 그런 모습을 보이면 가차없이 빼기로 했다는 게 서 감독의 설명이었다.
그동안 벤치에 앉아 반성한 게 많았을까. 이날 선발 기회를 얻은 멀린스는 펄펄 날았던 예전 모습을 되찾으며 중심에 섰다. 20분24초를 뛰고 14득점, 9리바운드, 3어시스트로 기선 제압 선봉 역할을 했다. 멀린스가 터지니 김민욱(18득점) 양홍석(20득점-3점슛 3개) 허 훈(11득점 7어시스트)도 덩달아 신바람을 내며 힘을 보탰다. 멀린스는 2쿼터 7분여쯤 레이업에 실패한 뒤 심판에 항의하기도 했지만 애교로 봐 줄 만했다.
KT는 4쿼터 4분여동안 2득점에 그치는 대신 상대의 장재석-사보비치의 높이에 밀려 연속 10점을 내주며 83-69, 14점 차까지 쫓겼다.
하지만 미리 벌어놓은 게 많아서 승리를 향해 달려가는 데 결정적인 장애는 되지 못했다.
부산=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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