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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 "그래도 어쩔 수 없다. 지금처럼 간다."
DB는 지난 23일 원주종합체육관에서 열린 2019~2020 현대모비스 프로농구 고양 오리온과의 경기에서 95대100으로 졌다. 경기 전까지는 DB가 우세하리라는 예상이 지배적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DB는 이전까지 압도적인 높이를 앞세워 개막 5연승으로 1위를 질주 중이었다. 반면 오리온은 최근 2연패를 포함, 1승 4패로 리그 최하위에 내려앉은 상태였다.
하지만 결과는 예상을 벗어났다. 이날 오리온은 무려 15개의 3점포를 앞세워 지난해 10월 27일 LG전 이후 1년 만에 100점대 득점을 하며 DB의 6연승을 막아냈다. 그것도 역전승이었다. 오리온은 1쿼터를 19-27로 8점 뒤졌지만, 2쿼터부터 들불처럼 살아나 전반 종료 시점에는 52-42로 오히려 10점을 앞서 나갔다. DB는 여기서 벌어진 점수차를 후반에 좁히지 못했다.
결국 이 과정에서 허점이 생겼다. 이들은 공격과 수비에서 많은 문제점을 드러냈다. 특히 2쿼터에만 무려 7개의 턴오버가 발생하면서 상대에 추격의 빌미를 제공했다. 명백히 경기력이 떨어지면서 점수차가 줄어들다가 역전이 됐는데도, DB벤치는 움직이지 않았다. 이 감독은 미동도 하지 않은 채 묵묵히 코트를 노려보기만 했다. 18점의 손실은 그렇게 발생했다.
이상범 감독은 왜 움직이지 않았을까. 방임한 것일까. 절대 아니다. 김종규나 그린, 김태술 등을 투입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았지만, 끝까지 참았다. 이 감독은 이날 경기 후 "어쩔 수 없는 부분이다. (앞으로도) 선수 운용은 지금처럼 가겠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이유는 명확하다. 팀을 더욱 강하게 만들기 위해서는 식스맨들의 경기력이 향상돼야 하고, 그를 위한 방법은 출전 기회 부여밖에 없다. 이 감독은 "결국 우리 팀은 식스맨들이 잘 해줘야 강팀이 될 수 있다. 그래서 앞으로도 만들어 놓은 (선수기용에 관한) 틀대로 운용할 것"이라면서 "2쿼터에 나오는 선수들이 앞으로 제 몫을 해주리라 믿는다. 시간이 있으니까 점점 고쳐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이 감독은 더 나은 미래를 위해 현재의 패배를 기꺼이 감수하고 있었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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