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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 용 기자] 한 시즌 운명을 가를 외국인 선수 농사. 올해는 누가 풍년으로 웃을 지 예측이 쉽지 않다.
당초, 키 제한이 풀려 대부분의 팀들이 큰 선수 두 명을 선발할 것으로 예상됐다. 농구는 키가 큰 사람이 있어야 확실히 유리하고, 골밑이 안정돼야 긴 시즌 싸움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특히, 쿼터당 한 명만 뛸 수 있는 규정 때문에 둘 중 누가 나와도 골밑부터 지키자는 생각을 하면 빅맨 두 명 선발이 당연한 수순으로 여겨졌다. 실제, 대부분 감독들이 그렇게 선수 선발을 할 것이라고 얘기했었다.
하지만 최근 선수 계약 과정을 보면 그 분위기가 조금씩 흐트러지고 있다. 인천 전자랜드 엘리펀츠가 지난 시즌 함께 했던 머피 할로웨이와 계약했다는 소식이 들리는 가운데, 다른 한 명의 선수로 울산 현대모비스 피버스, 서울 삼성 썬더스에서 뛰었던 섀년 쇼터를 택했다고 해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쇼터는 1m86의 슈터로 지난 시즌 단신 외국인 선수로 분류돼 활약했었다.
두 팀 모두 국내 포워드, 센터진의 높이가 좋은 팀들. 두 팀 뿐 아니라 토종 센터진이 좋은 다른 팀들도 선수들의 키에만 초점을 맞추지 않고, 팀 밸런스를 위해 장-단신 구분 없이 외국인 선수들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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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하나는 국내 선수 중 클러치 능력을 갖고 있는 선수를 찾기 힘든 이유도 있다. 골밑 위주의 안정적인 경기 운영이 기본이지만, 지고 있거나 공격이 잘 풀리지 않을 때는 외곽에서 폭발력을 보여주는 선수가 있어야 경기 분위기가 단숨에 바뀐다. 전형적인 외곽 스코어러가 있어야 한다. 하지만 국내 선수 중에는 이정현(전주 KCC 이지스) 정도를 제외하면 그 역할을 해낼 수 있는 선수가 없다. 결국 1옵션 외국인 선수가 25분 이상을 뛰고, 나머지 한 명은 백업 역할을 해야 한다. 이 때 애매한 능력의 2옵션 선수가 이도저도 아닌 농구를 하는 상황이 발생하는 것보다 차라리 외곽에서 매치업 우위를 점하는 게 낫다는 판단을 할 수도 있다. 같은 포지션이라도 국내 선수가 수비를 하면, 외국인 스코어러들이 내-외곽 더 확률 높은 농구를 할 수 있다.
결국 감독들의 선택에 따라 10개 팀의 농구가 어떻게 펼쳐질 지 감을 잡기 힘들다. 단신 외국인 선수를 선택해 골밑이 무너져 시즌을 그르칠 수도 있고, 그 카드가 반전으로 작용해 골밑에 '산성'을 쌓은 팀들을 농락할 수도 있다. 돌아오는 시즌 프로농구를 지켜보는 키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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