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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 선발 논란 3X3 대표팀, 명확한 기준 세워라

김용 기자

기사입력 2019-06-26 05:30


[스포츠조선 김 용 기자] 감격의 1승 뒤 감춰진 아쉬움.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열린 FIBA 3X3 월드컵 2019가 폐막했다. 남자부는 미국, 여자부에서는 중국이 우승을 차지하며 대회가 마무리됐다. 한국 3X3 남자 대표팀도 이번 대회에 참가해 큰 소득을 거뒀다. 이승준 박진수 박민수 김민섭으로 구성된 대표팀은 강호 세르비아 미국 터키 네덜란드와 한 조에 묶여 첫 경기인 터키전에서 승리를 따냈다. 나머지 경기에서는 모두 패했다. 터키가 다른 팀들과 비교해 전력이 조금 처지기는 하지만 유럽팀을 상대로 월드컵 무대에서 승리를 거뒀다는 자체에 큰 의미가 있었다.

하지만 월드컵 참가 전 문제가 있었다. 선수 교체였다. 대표팀은 아시안컵 참가 이후 이승준 박진수를 남기고 장동영과 김동우를 교체했다. 월드컵은 3X3 포인트 랭킹 10위 이내 선수 2명을 우선 선발하고, 50위 이내 선수 중 추가로 2명을 선택할 수 있다. 대신 합류한 박민수와 김민섭은 3X3 랭킹 자격을 갖췄다. 또 선수 부상이나 부진에 따라 교체할 수 있다는 규정에 따르면 외형상 두 선수 교체는 큰 문제가 없다.

그렇다면 대표팀은 왜 아시안컵부터 박민수와 김민섭을 선발하지 않았을까. 대한민국농구협회는 아시안컵, 월드컵을 앞두고 국가대표 선발전을 치렀다. 사실 국가대표는 선발전을 치르지 않아도 된다. 앞서 언급했던 랭킹 자격을 갖춘 선수를 임의 선발할 수 있다. 하지만 굳이 선발전을 치른 건, 협회가 주최하는 코리안투어 흥행을 위해서였다. 국가대표 자리를 걸어야 수준 높은 선수들이 대거 출전하기 때문이었다.

당초 협회는 선발전에서 뽑힌 팀이 아시안컵, 월드컵을 모두 뛸 것이라고 알렸다. 이 배경에는 박민수와 김민섭이 주축이 된 '하늘내린인제'팀이 있다. 협회 포함 농구 전문가들은 이 팀의 우승을 유력하게 점쳤다. 실력도 좋고, 3X3 팀으로 오래 호흡을 맞췄기 때문. 여기에 3X3 팀 최초 창단으로 협회에 힘을 실어준 인제군 홍보도 돼 이들이 우승만 하면 되는 시나리오였다.

하지만 선발전에서 이승준을 앞세운 '에너스킨'이 극적으로 '하늘내린인제'를 꺾고 우승을 차지하며 상황이 꼬이기 시작했다. 약속을 해놓았으니 대회에 내보내야 하는데, 전력 측면에서 아쉬움이 있었기 때문이다.

사실 선수 교체는 아시안컵 출전 전부터 분위기가 감지됐다. 아시안컵 출국 전 대표팀 정한신 감독은 박민수와 김민섭의 합류 가능성을 얘기했었다. 다만, 아시안컵은 월드컵보다 비중이 작으니 일단 원래 멤버를 출전시킨 후 월드컵 전 엔트리를 바꾸는 것으로 최종 결론이 났다.

월드컵 터키전을 보면, 교체로 들어간 박민수와 김민섭의 결정적 활약에 1승을 따낼 수 있었다. 만약, 장동영과 김동우가 그대로 뛰었다면 1승을 거두지 못했을 수 있다. 하지만 1승을 떠나 생업도 포기하고 대표 선수가 되기 위해 애쓴 선수들을 무자비하게 교체한 건 옥에 티로 남을 수밖에 없다. 아시안컵에서 성적이 매우 부진했다면 모를까, 퀄리파잉드로우(예선) 3연승으로 메인드로우(결선)에 진출했고, 강호 호주와 몽골에 패하며 대회를 마무리했다. 호주와 몽골은 박민수와 김민섭이 뛰었어도 승리를 장담할 수 없는 전력이었다.


대표팀은 아시안컵 이전부터 예비 엔트리라는 명목으로 박민수, 김민섭을 합류시켜 계속해서 외부팀들과 연습경기를 해 교체를 대비하는 모습을 보였다. 여기에 해당 선수들에게 특별한 설명없이 교체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교체를 확정 짓고, 전화로 간단히 통보를 했다. 당초 선발한 선수들을 자신들 스스로 부정하고 있었다는 뜻이다.

한국 3X3 농구 대표팀은 2020 도쿄 올림픽 출전을 위해 앞으로도 힘을 내야 한다. 세계랭킹 20위 안에 들어야 올림픽 1차 예선에 나갈 수 있다. 한국의 현재 랭킹은 28위다. 11월1일까지 바짝 순위를 끌어올려야 한다. 앞으로 치러질 국제대회를 앞두고는 명확한 기준을 갖고 국가대표를 선발해야 혼선을 없앨 수 있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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