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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보다 미래를 본 LG, 서민수 선택의 의미

이원만 기자

기사입력 2019-05-28 17:21


◇상무 소속으로 덩크슛을 하고 있는 서민수. LG가 FA로 이적한 김종규의 보상선수로 영입했다. 사진제공=KBL

"당장의 이익보다 팀의 미래를 위해 선택했다."

창원 LG 프런트와 현주엽 감독, 그리고 코칭스태프는 열띤 토론을 펼쳤다. 두 가지 선택지를 놓고 치열하게 서로의 의견을 주고 받았다. 자유계약(FA)을 통해 원주 DB로 이적한 김종규의 보상 선수로 과연 누구를 선택할 것인가에 대한 문제. 27일 열린 내부 회의에서 두 명을 놓고 토론을 거듭했다.

DB에서 넘겨준 보호선수 명단을 근거로 LG가 고른 최종 후보는 두 명. 사실 이미 대부분 예상했던 대로 '즉시전력감' 포워드 박지훈(1m93)과 DB 소속으로 현재 상무에서 군복무 중인 포워드 서민수(1m97)였다. 두 명 모두 확실한 장단점이 있어서 결정하기 까지의 과정이 쉽지 않았다. 하지만 결국 현주엽 감독은 서민수를 낙점했다. 눈 앞의 이익도 중요하지만, 장기적 관점에서 LG 농구의 내실을 다지는 게 더 낫다는 판단을 한 것이다. 결국 LG는 28일 서민수를 보상선수로 영입한다고 발표했다.

사실 일부 코칭스태프에서는 아주 현실적인 이유로 박지훈을 추천하는 의견이 꽤 강하게 나왔다. 현 감독은 "계약 기간이 1년 밖에 남지 않았기 때문에 다음 시즌 팀 성적을 위해서는 바로 활용할 수 있는 박지훈이 낫다는 코치도 있었다"고 밝혔다. 실제로 박지훈은 바로 팀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수비력과 파이팅이 뛰어난데다 외곽포 능력까지 있다. 군복무도 이미 마쳤다. 포워드 라인과 외곽 슈터에서 약점을 보인 LG로서는 가장 확실하게 약점을 보완할 수 있는 카드다.

그러나 박지훈은 포워드로서 신장이 크지 않다는 단점이 있다. 가뜩이나 김종규의 이적으로 높이 경쟁력이 약화된 LG로서는 이 점이 가장 아쉬웠다. 3, 4번에서 경쟁력을 보여줄 수 있는 선수가 LG에 시급한데 박지훈은 4번을 소화하기 어렵다.

게다가 또 다른 변수도 있었다. 바로 '역할 중복' 문제다. LG는 지난 20일 외부 FA로 정희재를 2억4500만원(5년, 인센티브 없음)에 잡은 바 있다. 그런데 정희재와 박지훈은 플레이 스타일이 엇비슷하다. 신장은 오히려 정희재가 2㎝ 크다. 때문에 굳이 정희재가 있는 상황에서 박지훈을 영입하는 건 효율성이 떨어진다. LG 손종오 사무국장은 "박지훈 역시 아주 좋은 선수고, 데려 온다면 당장 다음 시즌 초반부터 팀에 도움이 될 만한 선수다. 하지만 신장이나 미래 경쟁력, 역할 중복 문제 등을 고려했을 때 선택하기 어려웠다"고 설명했다.

현주엽 감독 역시 같은 의견이었다. 현 감독은 "당장 시즌 초반 활용도 측면에서 박지훈이 나을 수도 있지만, 결국 LG 농구가 더 안정적으로 강해지기 위해서는 서민수가 낫다고 판단했다"면서 "신장 면에서 4번까지도 소화할 수 있기 때문에 팀에 합류한다면 큰 힘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민수는 내년 1월 8일에 소집해제된다. 계산상 23~24경기, 약 3라운드 정도 소화할 수 있다. 현 감독은 "기존 선수에 경쟁력 있는 새 외국인 선수를 구성해 시즌 초중반까지 어느 정도 성적을 내면서 버틴다면, 후반기에는 더 좋은 팀이 될 수도 있을 것 같다"며 서민수 영입에 대한 만족감을 표시했다. '미래'를 위한 LG의 선택이 다음 시즌 어떤 결실로 이어질 지 주목된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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