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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스 수난시대다.
먼저 전자랜드전. 3쿼터 종료 4분42초 전 LG 조쉬 그레이가 3점슛을 성공시키며 61-59로 역전한 순간 골밑에서 강상재와 자리싸움을 하던 메이스가 중심을 잃고 넘어졌다.
그러자 강상재가 넘어진 메이스의 몸을 가로질러 건너갔다. 긴박한 순간 스탭이 꼬여 충돌을 피하기 위해 불가피하게 상대의 몸을 건널 수는 있다. 하지만 이 장면은 그런 예가 아니었다. 강상재는 멀쩡히 서 있다가 메이스를 내려다보며 건너갔다. 바로 뒤에서 부심이 빤히 보고 있었다. 누워있는 사람을 건너가는 것은 상당히 모욕적인 행동으로 간주된다.
LG 구단은 당시 상황을 포함해 총 6가지 판정에 대한 질의서를 한국농구연맹(KBL)에 제출하고 답변을 기다리고 있다.
당시 심판진은 오랜시간 비디오 판독을 벌였다. 결과는 메이스와 강상재에 더블 테크니컬파울, 그레이에게 강도가 더 센 U파울(언스포츠맨라이크 파울)을 선언했다. 원인 제공은 강상재가 했는데 자유투 2개에 공격권을 내 준 LG의 억울함을 차치하더라도 이해하기 힘든 판정이다. 비매너 행위를 한 강상재, 분을 참지 못해 벌떡 일어나며 위협적인 행동을 한 메이스에게 더블 테크니컬파울을 준 것은 백 번 양보해 그럴 수 있다치자. 하지만 그레이의 U파울은 매끄럽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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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을 넣은 뒤 백코트했던 그레이는 뒤늦게 달려왔다. 이 때는 이미 메이스와 강상재의 충돌을 막기 위해 강병현과 김시래가 항의하며 강상재를 붇잡고 있었다. 메이스도 더이상 위협 행동을 하지 않았다. 그레이는 뒤에 가세하며 강병현이 잡고 있던 강상재를 밀었지만 U파울 요건에 해당할 만큼 과격하고 위협적인 행동은 아니었다.
그레이가 상대와 시비붙을 의도가 없었다는 것은 이후 행동에서도 잘 알 수 있다. 서로 엉겨붙은 줄 알고 뒤늦게 가세한 기디 팟츠를 뒤에서 끌어안아 진정시켰고, 강상재에게 항의하며 다시 접근하려던 강병현도 팔로 막으며 떼어놓는 등 오히려 충돌을 막으려는 행동을 했다. "그레이가 왜 U파울이냐"며 팬들의 불만이 커질 법도 했다.
16일 오리온전에서 일어난 비슷한 상황과 비교하면 판정의 일관성에 의구심이 든다. 1쿼터 종료 6분34초 전 오리온의 먼로가 메이스를 수비하던 중 팔로 밀면서 서로 엉켜 넘어졌다. 엎드려 쓰러진 메이스 위에 먼로가 가로질러 덮친 상황이 됐다. 메이스가 여러차례 일어나려고 했지만 먼로가 계속 누른 채 비켜주지 않자 메이스는 발끈하며 먼로를 거칠게 밀려고 했다. 경기를 중계하던 김승현 MBC스포츠+ 해설위원은 "먼로에게 테크니컬파울이 주어질 것 같다. 먼로가 100% 잘못했다고 해도 할 말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자랜드전과 마찬가지로 비디오 판독이 실시됐다. 이후 심판이 외친 판정 결과는 "아무것도 아니다"였다. 전자랜드전에서 그렇게 가혹하게 적용됐던 잣대가 이틀 뒤 오리온전에서는 '물방망이'가 된 것이다.
판정에 대한 의구심은 LG-전자랜드전 종료 1분42초 전에도 있었다. 골밑에서 공을 잡은 메이스에게 트레블링이 선언됐다. 87-94로 바짝 추격하려던 LG로서는 찬물을 맞은 휘슬이었다.
아마추어농구 심판 출신인 한 관계자는 "메이스가 드리블 치기 위해 공을 놓았기 때문에 트레블링으로 보기 어렵다"고 했다. 게다가 휘슬을 분 심판의 위치에 대해서는 석연치 않은 구석이 있다. 정작 바로 앞에서 그 장면을 보고 있던 엔드라인의 부심은 아무런 제스처가 없었고 하프라인 근처에 있던 주심이 휘슬을 불었다.
순위 경쟁이 뜨거워지는 시즌 막바지를 앞두고 판정 의혹이 반복돼서는 안될 일이다. 불신이 쌓이고 팬들은 또 외면한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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