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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CC의 웃지못할 속앓이 "작전타임 속편하게 쓰고 싶어요"

최만식 기자

기사입력 2019-01-25 05:20


오그먼 감독과 해밀턴 코치. 사진제공=KBL

"통역을 코치로 등록이라도 해야 할까요."

전주 KCC는 올시즌 초반 성적 부진으로 인해 감독이 교체되는 진통을 겪었다.

이 과정에서 탄생한 코칭스태프가 KBL 역사상 최초의 특이한 사례로 남았다. 현재 KCC 코칭스태프에는 미국인 스테이시 오그먼 감독-버논 해밀턴 코치 2명만 존재한다.

그동안 외국인 감독-코치로만 구성된 경우는 없었다. 과거 제이 험프리스 감독이 전자랜드를 잠깐 이끌 때만 해도 코치들은 국내 지도자였다.

성적을 놓고 보면 오그먼 감독 체제는 성공적인 셈이다. 오그먼 감독 부임 이전 성적은 6승8패로 승률 0.429, 7위였다. 그가 부임한 이후 12승9패(0.571)를 기록하며 4위까지 올라섰다.

하지만 구단은 말 못할 고민이 생겼다. 외국인 코치만 있어서 생긴 웃지 못할 해프닝과도 같다. KCC 벤치는 요즘 작전타임 '콜(요청)'에 적잖은 애로를 겪고 있다.

KBL 경기규칙은 작전타임에 대해 '작전타임은 감독이나 어시스턴트 코치만 요청할 수 있다'고 규정한다. 경기장 기록원에게 수신호 등으로 명확하게 의사를 전달해야 한다.

과거에는 코트 위의 선수도 작전타임을 요청할 수 있었지만 2014∼2015시즌부터 국제농구연맹(FIBA) 규정을 따르기로 하면서 감독-코치에게만 권한이 주어졌다.


문제는 영어를 쓰는 오그먼 감독-해밀턴 코치와 기록원 간의 의사 소통이 제대로 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특히 작전타임은 긴박한 상황에서 일어나는 경우가 많아 타이밍이 생명이다.

자유투 1구를 던진 직후, 경기 흐름이 긴박하게 뒤집힌 상황 등에서 주로 작전타임을 쓴다. 응원 음향과 관중 함성이 가득한 탓에 한국말로 소리를 질러도 잘 들리지 않는 게 농구 경기장 특성이다.

사정이 이러하니 KCC 코치진이 영어로 의사 전달을 하면 '네이티브 스피커' 수준의 기록원이 아니고는 제때 알아듣기 힘들다. 영어를 알아듣는 기록원도 사실 드물다. 결국 통역원이 나서야 하는데 규정상 '작전타임 요청 권한이 없는 자'여서 묵살당하기 십상이다.

더구나 오그먼 감독은 NBA(미국프로농구) 출신이라 작전타임 수신호를 아주 다소곳하게 한다. 기록원들이 오그먼 감독만 쳐다보고 있지 않고서는 인지하기 힘들다.

아직 KBL 방식에 적응하지 못하기도 했지만 NBA에서 익숙해진 습관이 자꾸 나오는 것이다. 긴박한 상황이면 더욱 그럴 수밖에. NBA 규정은 코트 위 선수도 작전타임을 할 수 있어 감독이 작은 동작의 수신호를 하더라도 선수들이 금세 알아차린다고 한다.

작전타임에 스트레스를 받아서일까. 오그먼 감독은 작전타임을 잘 사용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규정상 전반 2회, 후반 3회 등 총 5회(연장 제외) 사용할 수 있다. 그러나 오그먼 감독은 경기가 끝난 뒤 작전타임을 3개나 쓰지 않은 경우도 나왔다는 게 구단의 설명이다.

결국 KCC 관계자는 "통역 담당자를 코치로 등록하면 안된다는 규정은 없는거 같은데…, 가능하다면 통역을 코치로 등록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싶다"며 묘안찾기에 나섰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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