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2019 KBL리그 올스타전에 출전하는 선수들이 19일 오후 서울역에서 출발하는 창원행 KTX열차를 타고 '팬사랑 올스타 창원행 기차여행'을 했다. 김종규, 양홍석이 팬과 게임을 하고 있다. 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19.01.19/
'팬이 오지 않는다면, 우리가 찾아가면 된다.'
KBL은 지난 2016~2017시즌 때 처음으로 지방에서 올스타전을 열었다. KT 홈구장인 부산사직체육관에서 개최된 올스타전은 팬들의 큰 호응을 받았다. 1박2일 패키지로 올스타 선수들과 함께 KTX를 타고 내려가 같이 호흡하며 올스타전까지 관람한다는 신선한 발상에 팬들은 즐거워했다. 농구 팬들에게 올스타전이 그저 '보는 것'에 그치지 않고 '즐기는 것'도 될 수 있다는 콘셉트를 심어준 계기였다.
2년이 지나 이 콘셉트가 다시 등장했다. 이번에는 '농구 도시'로 불리는 창원이었다. 역시 마찬가지로 팬들이 올스타 선수들과 서울에서 함께 전날 KTX를 타고 내려와 다양한 이벤트를 진행한 뒤 본 경기를 관람하고 서울로 올라오는 방식. 그러나 2년 전에 비해 팬과 교류하는 프로그램의 내용이 한층 더 풍성해졌다. KBL의 진행 능력도 훨씬 더 원활하게 발전했음은 물론이다.
2018-2019 KBL리그 올스타전 1일차 행사가 19일 오후 창원체육관에서 열렸다. 메인코트에서 열린 '대결! 올스타 미니 올림픽'에서 선수들과 팬들이 함께 게임을 펼쳤다. 최진수가 맨 앞에서 에어봉을 끌고 있다. 창원=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19.01.19/
올스타 선수들도 미니 운동회로 진행된 팬사랑 페스티벌이나 거리 행사인 무빙 올스타 행사로 전날부터 분위기를 달궜다. 뿐만 아니라 이들은 숙소에 돌아와서도 올스타전 때 진행할 플래시몹이나 입장 퍼포먼스 연습에 밤 늦게까지 시간을 할애했다. 과거 일부 올스타 선수들은 서울 등지에서 올스타전이 예정되면 전날 오랜만에 편한 마음으로 동료들과 술판을 기울인 적이 많았는데, 이번 창원 올스타전에서는 그런 모습이 전혀 없었다. 잘 모르는 지방이라는 점 말고도 여러 팬 서비스 준비 때문에 개인적인 유흥의 시간을 보낼 여유가 없었기 때문이다.
2018-2019 KBL리그 올스타전 1일차 행사가 19일 오후 창원체육관에서 열렸다. 메인코트에서 열린 '대결! 올스타 미니 올림픽'에서 선수들과 팬들이 함께 게임을 펼쳤다. 행사 팬과 선수들이 함께 사진을 찍고 있다. 창원=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19.01.19/
결과적으로는 이런 노력들이 팬들의 열광을 이끌어냈다. 이날 올스타전을 관람한 팬들의 얼굴에는 기쁨의 미소가 떠나지 않았다. 올스타 선수들이 팬들을 즐겁게 하기 위해 많은 준비를 했다는 걸 느낄 수 있었기 때문이다. 여기서 감동 포인트가 발생한다. 그런데 감동은 전염성이 강하다. 올스타전을 통해 큰 감동을 받았다는 선수들이 많았다. LG 김종규는 "무빙 올스타 때 비가 오는데도 선수와 사진 한번 찍으려고 기다려주신 팬들을 보고 너무나 큰 감동을 받았다. 내가 정말 잘 해야겠구나 하는 깨달음이 있었다"고 밝혔다.
결국 이번 올스타전의 최대 성과는 여기서 발견할 수 있다. 팬의 발길이 줄어들었다고 푸념할 게 아니라 팬들이 오게 만들면 된다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선수든 구단이든, KBL이든 더 적극적으로 팬들을 찾아 나아가야 한다. 올스타전에서 구체적인 방안에 대한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