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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격과 공포' 놀라움 속에 치러진 2018 KBL 신인 드래프트

권인하 기자

기사입력 2018-11-27 07:00


고려대 센터 박준영이 2018 KBL 신인 드래프트에서 1순위로 KT 유니폼을 입고 서동철 감독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KBL

충격과 공포. 2018 KBL 신인 드래프트를 표현할 수 있는 말이다.

26일 잠실 학생체육관에서 열린 신인 드래프트에서 10개 구단 감독이 선수를 호명할 때마다, 드래프트장을 찾은 농구인과 팬들은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

1순위부터 예상을 벗어났다. 박준영 전현우(이상 고려대) 변준형(동국대) 등이 '빅3'로 꼽혔는데, 이중에서 가드 변준형이 1순위가 될 것이란 얘기가 많았다. 하지만 1순위를 뽑은 부산 KT 소닉붐의 서동철 감독은 센터 박준영을 선택했다. 2순위인 안양 KGC 인삼공사의 김승기 감독은 예상대로 변준형을 불렀다. KT가 박준영을 뽑을 것으로 예상을 한 듯 변준형의 이름이 적힌 유니폼을 가져왔다.

3순위에서 울산 현대모비스 피버스의 유재학 감독이 드래프트장을 놀라움 속으로 빠뜨렸다. 대학이 아닌 프로를 선택한 부산중앙고의 가드 서명진(19)을 호명한 것. 1라운드 후반 정도나 뽑힐 것으로 봤던 선수가 앞순위에 뽑혔다. 이어 4순위 창원 LG 세이커스는 고려대 2학년인 김준형, 5순위 고양 오리온 오리온스는 동해규슈대를 중퇴하고 한국 프로를 노크한 조한진을 선택하는 파격이 계속됐다. 3순위 정도로 지명될 것이라고 예상된 전현우는 6순위로 인천 전자랜드 엘리펀츠에 지명됐다.

2라운드에서는 공포가 다가왔다. 이번엔 지명 포기가 속출했다. 2라운드 2순위까지 순조롭게 진행됐으나 3순위 전주 KCC부터 서울 삼성, 인천 전자랜드, 오리온이 연달아 지명을 포기했다. 관중석에서 지켜보던 팬들은 할말을 잃었다. 7순위의 LG가 상명대 김성민을 뽑았지만 이후 현대모비스, KGC, KT도 지명을 포기했다. 2라운드에서 뽑힌 선수는 겨우 3명. 역대 신인 드래프트 2라운드 최소 지명이었다. 이전 최소지명은 2006년의 6명이었다. 라운드에 따라 연봉이 정해져 있어 2라운드에서 포기가 속출한 것이다. 2라운드에 뽑힌 선수는 4000만∼5000만원의 연봉을 받고, 3,4라운드 지명자는 3500만원 이상을 받도록 돼 있다.

다행히 3라운드는 7명이 지명돼 한숨 돌렸다. 마지막 4라운드에서는 9순위까지 모두 지명을 포기했다. 마지막 KT 서동철 감독이 단상에 오르자 팬들은 박수와 환호를 보냈고, 서 감독은 조선대 이상민을 호명했다. 지원자 46명 중 21명만 뽑혔다. 지명률 45.7%는 지난 2009년의 42.5%(40명 지원 17명 지명)에 이은 역대 두 번째로 낮은 지명률이었다.

1순위 박준영은 "최악의 세대인 저 박준영이 KBL 최고의 선수가 되는 모습을 보여드리겠다"라고 당찬 포부를 밝혔다. 참가 선수들의 실력이 가장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은 2018 드래프트다. 21명 중 냉정한 프로의 세계에서 살아남을 이는 몇명이나 될까.
잠실학생체=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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