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룡영화상후보작

스포츠조선

'패스왕' 박지수, 막을 길이 안보인다

박상경 기자

기사입력 2018-11-26 07:00


◇KB 박지수가 지난 25일 서수원칠보체육관에서 펼쳐진 OK저축은행과의 2018~2019 우리은행 여자프로농구 경기에서 패스를 시도하고 있다. 사진제공=WKBL

"나라도 그런 전략을 쓸 것이다."

지난 25일. 청주 KB 스타즈전을 앞둔 정상일 OK저축은행 읏샷 감독은 박지수(21·1m96)의 '하이포스트 플레이'를 두고 이렇게 말했다.

올 시즌 박지수의 기록 중 단연 눈에 띄는 부분은 어시스트다. 7경기를 치른 현재 박지수는 34어시스트, 경기당 평균 4.86개로 25일 현재 2018~2019 우리은행 여자프로농구 전체 1위다. 지난 시즌(경기당 평균 3.29개)에 비해 증가한 수치다. 큰 키를 앞세운 골밑 플레이와 리바운드에서 단연 돋보일 것이라는 예상을 넘어 박지수는 KB의 '패스 컨트롤타워' 역할까지 맡으면서 팀의 상위권 질주에 힘을 보태고 있다.

WNBA에서의 경험, 국내 무대의 환경이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박지수는 지난 시즌을 마친 뒤 미국으로 건너가 경험을 쌓았다. 비슷한 체격을 갖춘 선수들과 싸우면서 몸에 익힌 플레이가 국내에서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는 것. 여기에 자신을 골밑에서 밀어내는 집중마크가 결국 높이를 바탕으로 다른 선수에게 기회를 만들어주는 패스로 연결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여자 농구 관계자는 "미국에선 큰 선수들과 어렵게 싸우며 익힌 다양한 패스 루트가 효과를 보는 것"이라며 "박지수에게 마크가 2~3명 붙어도 워낙 높은 위치에서 패스가 나오다보니 이를 막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박지수의 '하이포스트 플레이' 효과는 팀 전반에 퍼지고 있다. 외국인 선수 카일라 쏜톤은 경기당 평균 23.71점으로 전체 1위다. 2라운드 들어 슛감각이 살아난 강아정 등 외곽 선수들의 득점력까지 높아지고 있다. 강아정은 25일 OK저축은행전에서 양팀 통틀어 가장 많은 22득점을 올렸다. 염윤아, 김민정은 박지수와의 픽앤롤 플레이를 펼치며 상대 수비를 무너뜨렸다.

박지수는 '어시스트 1위' 타이틀에 대해 "언니들이 골을 잘 넣어줘서 기록이 잘 나오는 것이다. (어시스트 1위는) 생각도 안해봤다"고 웃었다. 그는 "고교 시절부터 패스하는게 좋았다. 가드처럼 드리블하고 외곽으로 나가 패스만 하다 혼난 적도 있었다"며 "프로에 와서 포스트업 플레이를 주로 하다 보니 여유가 없었는데 언니들이 패스를 득점으로 잘 연결해줘서 좋은 기록이 따라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른 선수들이 내 패스를 골로 연결시키면 내가 골을 넣은 것처럼 기분이 좋다. 그게 패스의 매력 같다"고 말했다.

자의반 타의반 '패스왕'이 됐지만, 본연의 임무는 잊지 않고 있다. 박지수는 최근 들어 미들슛 적중률을 끌어 올리면서 집중견제의 해법을 찾아가고 있다. 박지수는 "패스에 주력하게 되면 반대로 공격에서 집중하지 못하는 모습이 나올 때도 있다"며 더 노력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스포츠조선 바로가기스포츠조선 남북교류 특별페이지]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