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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명으로 꼭 이기겠습니다."
객관적인 기량상 한국 선수가 클락슨을 1대1로 막기란 사실상 불가능하다. 이 점은 김선형도, 허 재 감독도 이미 잘 알고 있었다. 그러나 김선형은 기가 죽지 않았다. 지난 16일 몽골전 승리 후에 한 말이 있다. 그는 당시 클락슨과의 대결에 관해 "5명으로 싸워서 꼭 이기겠다"고 했다. '5명으로 이기겠다'는 말에 주목해야 한다. 클락슨 개인의 기량이 뛰어나도 그는 한 명이다. 뒤늦게 필리핀 대표팀에 합류해 그와 다른 선수의 연계 플레이는 원활히 이뤄지지 않을 가능성이 컸다.
결국 영민한 김선형은 조직력 있는 수비로, '5명이 하는 농구'의 힘으로 클락슨을 이겨보겠다고 다짐하 것이다. 이는 허 감독의 계획이기도 했다. 결국 한국은 맨투맨 수비 대신 드롭존 디펜스 등 여러 변형 지역방어로 클락슨을 혼동에 빠트렸다.
그는 이같은 플레이에 대해 "아무리 NBA 선수라도 2~3명이 계속 붙으면 어쩔 수 없다. 우리 지역방어를 뚫으려고 클락슨이 3점슛을 시도했는데, 초반에 안 들어가니까 리듬이 깨진 것 같다"면서 "후반에는 상대 수비가 라건아에게만 몰리니까, (이)정현이 형과 (박)찬희 형이 적극적인 2대2 공격을 제안했다. 그게 효과적이었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김선형은 4강전에 대한 각오도 덧붙였다. 이란-일본전 승자인데, 이란이 유력하다. 김선형은 "이번 이란팀은 내가 본 역대 최고 멤버 같다. 2014년 이후 계속 졌는데, 그래도 지난 2014 인천아시안게임에서 이긴 적도 있으니까 붙어봐야 (결과를)알 수 있을 것 같다"며 배짱을 드러냈다.
자카르타(인도네시아)=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