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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구 문외한' 신임 총재, KBL의 부흥기 이끌 수 있을까

나유리 기자

기사입력 2018-07-03 05:55


한국농구연맹(KBL)의 제9대 수장으로 선출된 이정대 총재가 2일 오전 신사동 KBL 센터에서 취임식에서 취임사를 발표하고 있다.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2018.07.02/

"저는 솔직히 농구에 대해 문외한입니다. 하지만 여러분들의 의견을 듣고싶습니다."

'전문 경영인' 출신 신임 총재가 위기의 프로농구를 바꿀 수 있을까. 프로농구연맹(KBL)은 2일 서울 논현동 KBL센터에서 이정대 신임 총재(63) 취임식을 열었다. '김영기 시대'를 마감한 KBL이 새로운 출발을 선언한 것이다.

이 총재는 1981년부터 2012년까지 32년간 현대자동차그룹에 재직한 경영인 출신이다. '비농구인'이 KBL 총재 자리에 오른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3대, 8대 수장인 김영기 전 총재를 제외하고 대부분 정치인, 기업인, 언론인 등 비농구인이 KBL을 이끌었다. KBL이 회원 구단 관계자 중에서 총재를 선출하기로 방침을 정하면서, 첫 주자로 이 총재가 낙점됐다.

이 총재는 취임식 이후 가진 언론 인터뷰에서 "기업에서만 30년 몸 담았기 때문에 솔직히 농구에 대해서는 문외한"이라고 솔직히 인정했다. 그러나 "그래서 농구계 문제에 대해서는 많은 분들의 의견을 듣고 있고, 앞으로도 기꺼이 듣겠다. 독단적인 생각과 사고보다는 각계각층의 의견이 협회 행정에 반영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총재는 취임사에서 "별도의 협의체를 마련해 연맹 행정에 대한 의견을 듣겠다"고 했다. '협의체'가 구체적으로 어떤 형태인지 묻자 "농구인 뿐만 아니라 팬, 언론인, 농구 행정가 등 다양한 분들의 의견을 망라할 수 있는 별도의 자문 협의체를 만들 예정이다. 협회 공식 의사 결정을 협의체를 거쳐서 할 것"이라는 계획을 밝혔다.

하지만 최근 팬들의 주목을 받고 있는 문제나 예민한 부분에 대해서는 답변을 보류했다. 김영기 전 총재의 임기 내 타결돼 올 시즌 시행되는 외국인 선수 신장 제한(장신 2m 이하, 단신 1m86 이하)에 대한 의견을 묻자 "개인적인 견해보다는 주변 의견들을 많이 들었다. 논리적이고 합리적으로 의견을 취합하겠다"고 조심스러워 했고, 4일부터 평양에서 열리는 통일농구 등 남북 교류에 대해서도 "별도의 생각은 없다. 하지만 가능하면 적극 협조할 것"이라는 답변으로 대신했다.

신임 총재가 가는 길이 포부만큼 순탄하지는 않을 가능성이 높다. 그정도로 현재 KBL이 해결해야 할 문제점들이 넘쳐난다. 또 소통을 통해 의견을 취합한다고 해도, 사안에 따라 각자의 입장은 갈라질 수밖에 없다. 결국 최종 결정권을 쥔 총재가 중심을 어느쪽에 잡느냐가 중요하다.

이정대 총재는 마지막으로 "3년 임기 내에 프로농구가 대중들의 사랑을 많이 받았던 시기까지는 못미치더라도, 그에 가까운 기반을 다져놓고 나가야겠다는 생각을 가지고있다"고 했다. 전문 경영인 출신 신임 총재가 어떤 관점으로 프로농구에 접근할지 궁금해진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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