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SK 우승] 압살 당한 버튼, DB는 최원혁에게 패했다

김용 기자

기사입력 2018-04-18 20:49


서울 SK와 원주 DB의 2017-2018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6차전 경기가 18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렸다. DB 두경민과 SK 최원혁이 볼을 다투고 있다.
잠실학생체=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8.04.18/

최원혁에게 진 원주 DB 프로미다.

서울 SK 나이츠가 창단 후 2번째 우승을 차지했다. SK는 18일 잠실학생치육관에서 열린 DB와의 챔피언결정전 6차전에서 79대77로 승리, 시리즈 전적 4승2패로 감격의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1, 2차전 패배 후 극적인 4연승으로 새 역사를 쓴 SK다.

SK 우승에는 여러 원동력이 있었다. 외국인 선수 테리코 화이트, 제임스 메이스의 활약이 절대적이었다. 그리고 국내 선수들은 각자 맡은 역할에 충실했다. 최준용은 리딩과 골밑 플레이를 넘나드는 올라운드 플레이로, 안영준과 최부경은 수비와 리바운드 궂은 일로, 김민수는 고비 때 마다 3점을 쏘는 조커로 활약했다.

그 중 눈에 보이지 않는 엄청난 공헌을 한 선수가 최원혁이다.

이번 시리즈는 '최원혁 시리즈'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1, 2차전 상대 디온테 버튼에게 연속으로 30득점 이상 허용하며 패배한 SK는 3차전부터 초강수를 꺼내들었다. 최원혁을 버튼의 전담 수비수로 붙인 것이다. 체력 문제로 풀타임을 따라다닐 수는 없다. 가장 중요한 순간 문경은 감독은 버튼에 최원혁을 붙였다. 최원혁이 버튼을 수비하면서부터 버튼의 공격력이 뚝 떨어지기 시작했다. 문 감독은 "버튼에게 20점대 득점만 허용하면 우리가 해볼만 하다"고 했는데 실제 경기 결과가 그랬다. 버튼은 개인 득점 뿐 아니라 동료들에게 내주는 어시스트도 좋은 선수인데, 강한 수비에 신경을 쓰다보니 이도저도 아닌 플레이를 하고 말았다.

키가 10cm 차이가 난다. 1대1로 상대하면 최원혁이 불리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버튼은 1대1로 동료들이 찬스를 열어줘도 최원혁을 뚫지 못했다. 신장이 아닌 심장이 코트를 지배했다.

그렇다고 최원혁이 신경전을 펼치며 더티하게 수비를 한 것도 아니다. 상대 에이스를 맡을 경우 보통 일부러 거친 플레이를 하기도 하는데, 최원혁의 수비는 깔끔 그 자체였다. 간간이 터지는 외곽슛, 미들슛은 타오른 팀 분위기에 더욱 불을 붙였다.

버튼은 마지막 6차전 14득점에 그쳤다. 무리한 공격으로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었다. 보통 MVP는 화려한 공격으로 좋은 성적을 기록하는 스타가 받기 마련인데, 최원혁은 문 감독의 마음 속 숨은 MVP일 것이다.


잠실학생=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스포츠조선 바로가기[스포츠조선 페이스북]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