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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은 한국 여자프로농구의 축제날이었다. 정규리그 105경기를 모두 치르고 고생했던 선수들에게 시상식을 통해 상을 주며 서로 축하하면서 즐기는, 말그대로 '축제의 장'이다.
팀 성적도 좋지 못해 이날 시상식에서 KDB생명 선수 중 수상자는 모범선수상을 받은 한채진, 한 명 뿐이었다. 수상자로 호명돼 무대에 오른 한채진을 지켜보는 동료들도 숙연해졌다.
한채진은 소감을 말하며 끝내 눈물을 보였다. 그는 "팀이 힘든 시기에 우리 선수들도 그렇고 감독님도 그렇고 너무 힘들게 시즌을 치렀다. 뜻깊은 상이라고 생각한다"며 "더 좋은 팀을 만나서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게 우리에게 또다른 희망이 왔으면 좋겠다"고 했다.
박혜진의 소감을 들은 한채진 이경은 등 KDB생명의 주축 선수들은 애써 눈물을 감추는 모습을 보였다. 행사 후 박혜진은 "어제부터 KDB생명 해체 부분이 내 머릿속에 떠올랐다. 여기까지 오면서도 말을 할지말지 고민을 많이 했는데 선수들 얼굴을 보니 꼭 해야겠다고 마음을 먹었고 말하고 나니 후련한 것 같다"고 했다.
지난 7일 부천 KEB하나은행과 마지막 경기를 치른 이경은은 "결정된게 아무것도 없다. 한 달 후 숙소의 짐을 빼야한다. 갈 곳도 정해지지 않은 상태라 막막하다. 결정만 기다리고 있다. 팀이 어떻게 되는지 지켜봐야할 것 같다"고 했다. 한채진은 "주위 많은 분들이 '너희는 운동만 열심히하면 돼. 분위기 다운시키지말라'고 말씀하셨지만 실질적으로 와닿지는 않았다. 그런데 시즌이 끝나니 울컥한다. 어떤 말을 해야할지 모르겠다"고 아쉬워했다.
끝이 보이는 상황에서 시상식에 참석해 타팀 선수들의 수상을 지켜보는 KDB생명 선수들의 마음도 착잡해보였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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