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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경민이 스스로 걷어차버린 MVP의 향방은 어디로?
DB는 정규리그 8경기를 남겨놓은 시점에서 2위 전주 KCC 이지스에 3.5경기 차이로 앞서 있다. 4.5경기 차이인 공동 3위 현대모비스, 서울 SK 나이츠의 행보도 끝까지 지켜봐야 하지만 정규리그 우승에 DB가 유리한 고지를 점한 게 사실이다. 이 세 팀과의 맞대결에서 전패를 하지 않고, 치명적 연패만 하지 않는다면 우승 가능성이 매우 높다.
두경민 사태 때문에 어지러워진 것이 또 있다. 바로 MVP 경쟁이다. 정말 압도적인 경기력, 스탯이 아니라면 정규리그 MVP는 보통 우승팀에서 나온다. 개인 성적이 비슷하다면, 우승 프리미엄이 더해지는 식이다. 두경민 사태가 발생하기 전까지, MVP 레이스 최유력 후보는 두경민이었다. 이번 시즌 41경기 평균 28문58초를 뛰며 16.49득점 2.9리바운드 3.9어시스트를 기록했다. 우승과 관계 없이 개인 기록만으로도 최상위급 성적이다. 여기에 꼴찌 후보를 우승으로 이끌었으니, 가산점까지 붙었다. 만년 유망주에서 이상범 감독을 만나 에이스로 성장한 '미운오리새끼' 시나리오도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었다. 시즌만 온전히 마치면 사실상 MVP를 따놓은 당상이었다.
규정상 외국인 선수가 MVP를 받을 수 없다. 디온테 버튼도 탈락이다. 두경민이 아닌 다른 DB 선수가 MVP를 받는 것도 조금 억지다. 팀 성적은 분명 좋지만, MVP는 개인 성적도 뒷받침 돼야 한다.
결국 MVP 레이스가 뜻하지 않은 변수로 다시 요동칠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딱히 떠오르는 선수가 있는 것도 아니다. 상위권 팀들 주요 선수 중 두경민과 같이 눈에 띈 활약을 한 선수가 없다. 그나마 이정현(전주 KCC 이지스)가 평균 13.52득점으로 두경민에 이어 이 부분 3위에 있다. 하지만 임팩트가 없다. 역전을 하려면 팀이 우승을 해야 한다. 양동근(현대모비스)의 분투도 눈부시지만, 이번 시즌 개인 기록에서는 많이 떨어진다.
그렇게 되면 오세근(안양 KGC)가 유력 후보로 급부상할 수 있다. 평균 19.08득점 9.05 리바운드로 두 부문 국내 선수 압도적 1위다. 외국인 선수들에 비교해도 뒤지지 않는다. 다만, 팀이 6강 진출은 확정지었어도 상위권 아닌 중위권이고, 시즌 중후반 컨디션 난조와 부상으로 출전 경기수도 조금 부족한 게 걸리는 부분이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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