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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호의 기회가 한 차례 물거품이 됐다. 하지만 '희망'의 불꽃은 여전히 꺼지지 않았다. 전주 KCC 이지스가 꿈꾸는 극적인 정규리그 역전 우승 프로젝트는 지금도 현재 진행형이다.
사실 이 경기에 건 KCC의 기대감은 매우 컸다. 계속 DB와의 격차를 좁히지 못했는데, 결정적으로 따라붙을 수 있는 찬스였기 때문이다. 맞대결의 승패는 곧바로 1경기의 승차로 이어진다. 특히나 DB 에이스 두경민도 나오지 못한 경기였다. KCC는 이 경기를 앞두고 치밀하게 전력을 분석하고 DB의 패턴을 연구했다.
하지만 아무리 치밀하게 준비했더라도 실전에 뒷받침되지 못하면 소용이 없다. 마지막을 버티지 못한 건 결국 KCC의 실수다. 만약 KCC가 이 경기에 이겼더라면 현재 31승12패, DB는 31승11패가 된다. 그러나 6일 기준 두 팀의 승차는 2.5경기나 된다. 이제 양팀의 남은 경기는 각각 KCC 11경기와 DB 12경기(6일 기준) 뿐이다.
그래도 KCC는 끝까지 포기할 수 없다는 각오를 불태우고 있다. 이론적으로 불가능한 건 아니다. 일단 한 번 남은 6라운드 맞대결에서 무조건 최소 3점차 이상으로 이겨야 한다. 점수 차이가 많이날수록 좋다. 이 전제조건을 충족시킨 다음에 남은 경기에서 DB보다 최소 2승 이상을 더 챙긴다면 이론적인 가능성은 있다.
물론 현재 이런 시나리오는 너무나 이상적인 그림이라 실현 가능성이 극히 희박한 게 사실이다. 그러나 희망을 갖고 전장에 나가는 편이 아예 포기하고 가는 것보다는 동기 부여와 집중력 강화 측면에서 낫다. 과연 KCC는 이 희박한 가능성을 현실로 이뤄낼 수 있을까.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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