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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점슛 재미에 빠진 최준용, 그래서 SK는 즐겁다

노재형 기자

기사입력 2018-01-17 10:11


SK 나이츠 최준용은 요즘 3점슛 재미에 푹 빠졌다. 지난 16일 삼성 썬더스와의 경기에서 최준용이 3점슛을 성공한 뒤 환호하고 있다. 잠실실내=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서울 SK 나이츠는 지난 16일 서울 삼성 썬더스를 물리치며 후반기 첫 경기에서 귀중한 승리를 따냈다.

이날 현재 1위 원주 DB 프로미와는 2.5경기차, 2위 전주 KCC 이지스와는 0.5경기차다. 선두 싸움은 여전히 경쟁적이고 뜨겁다. 이날 SK의 수훈선수는 최준용이었다. 프로 데뷔 이후 자신의 한 경기 최다인 32점을 쓸어담았다. 에이스 애런 헤인즈(31점)보다 많은 득점을 올렸다.

주목할 것은 키 2m의 빅맨인 최준용이 3점슛을 6개나 터뜨렸다는 점이다. 이 또한 자신의 한 경기 최다기록이다. 왜 그렇게 많은 외곽 공격을 시도하고 성공시킬 수 있었을까. 삼성 이상민 감독은 경기 후 최준용의 3점포에 당했다고 했다. 성공률도 높았다. 11개 중 6개가 들어갔다. 사실 최준용은 빅맨이면서도 외곽 야투율이 좋은 편이다. 지난 5일 DB와의 경기에서도 5개의 3점슛을 포함해 27득점을 기록했다. 이번 시즌 최준용의 필드골 성공률은 49.0%, 3점슛 성공률은 36.0%다. 이는 각각 리드 평균을 웃도는 수치들이다.

문경은 감독은 "준용이가 슛이 없는 선수가 아니다. 본인 슛보다는 다른 것에 역할이 분산돼서 그렇지 슛률이 좋다"고 했다. 슛감각이 원래 있다는 이야기다. 뿐만 아니라 노력도 기울인다. 문 감독에 따르면 최준용은 훈련 때 따로 시간을 내 외곽슛 연습을 한다. 문 감독은 보통 가드들에게 슈팅 연습을 시키지 키가 큰 포워들에게는 외곽슛 연습에 관해 별다른 지시를 하지 않는다. 그런데 최준용은 다르다. 문 감독은 "본인이 오기가 생겼는지 슈팅 연습을 집중력있게 하더라. 이제는 자신감도 올라왔다. 요즘은 찬스가 나면 무조건 던지라고 한다. 적중률이 높다"며 만족감을 나타냈다.

최준용이 외곽슛을 편하게 던질 수 있는 이유중 하나는 동료들의 도움이다. SK는 빅맨진이 강한 팀이다. 최부경이 무릎 부상으로 빠져있기는 하지만 헤인즈, 김민수, 최준용, 테리코 화이트가 지키는 골밑은 든든하다. 특히 헤인즈의 존재감이 다른 선수들의 활용폭을 넓게 한다. 상대 수비가 골밑을 휘젓는 헤인즈에 몰리는 사이 외곽에 공간이 생기고, 최준용이 이를 적극 활용하는 것이다.

최준용은 "난 슈터가 아니다. 득점보다 다른 선수에게 패스하는 게 더 좋다. 슛에 대한 생각은 많이 하지 않았다"면서 "그런데 내가 슛을 하지 않으니 다른 선수가 힘들어 한다. 나한테 수비수를 붙이게 한 뒤 줘야 하는데 그냥 주니까 상대의 도움수비가 편해진다. 그 때문인지 감독님께서 내가 슛을 쏴야 이긴다고 말씀하셨다"고 설명했다. 다른 빅맨에게 도움수비가 들어가면 가드진 말고도 포워드가 외곽 공격을 해야 득점 루트가 다양해진다는 이야기다.

최준용은 앞으로도 적극적으로 외곽 공격에 나설 생각이다. 물론 본업은 따로 또 있다. 다만 외곽에서 기회가 생기면 자신있게 던지겠다는 것이다. 문 감독의 주문이기도 하고, 스스로도 재미를 느끼기 때문이다. 이날 최준용은 4쿼터 막판 3점포를 터뜨려 경기를 연장으로 몰고 갔고, 연장 막판에도 3점슛을 던져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3점슛 한 방이 분위기를 바꾼다는 사실을 새삼 깨닫고 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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