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위성우의 속도조절론 "지금은 욕심낼 때가 아니다"

노재형 기자

기사입력 2017-12-04 10:30


우리은행 위성우 감독이 3일 열린 삼성생명과의 경기에서 교체돼 들어오는 박혜진을 격려하고 있다. 위 감독은 선두 추격에 대해 "지금은 우승이 문제가 아니다"고 분명히 했다. 사진제공=WKBL

6년 연속 통합우승을 노리는 아산 우리은행 위비 위성우 감독은 3일 용인 삼성생명 블루밍스전에서 승리한 뒤 "많이 안 벌어지고 쫓아가는 게 중요하다. 그렇게 하다가 끝에 기회가 되면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선두를 달리고 있는 청주 KB스타즈 추격에 관한 질문을 받고 한 대답이다. 이날 승리로 우리은행은 8승3패를 마크, KB스타즈(8승2패)에 반 게임차로 따라붙었다. 앞으로 얼마든지 1위를 탈환할 수 있는 기회는 있지만, 무리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셈이다.

위 감독은 왜 '속도 조절'을 강조했을까. 우리은행은 지난 시즌 33승2패로 역대 정규시즌 최고 승률을 올린 뒤 챔피언결정전에서도 삼성생명을 3연승으로 물리치고 5번째 통합 왕좌에 올랐다. 2016~2017시즌 우리은행은 역대 최강팀이었다. 외국인 선수 존쿠엘 존스가 있었고, 국내 선수들의 호흡도 완벽했다. 그러나 이번 시즌에는 존스가 떠나는 등 선수 구성에 큰 변화가 생기 상황이다.

실제 우리은행은 개막 2연패를 당하며 힘겹게 출발했다. 개막전에서 인천 신한은행에 59대66으로 패한데 이어 두 번째 경기에서도 KB스타즈에 65대70으로 무릎을 꿇었다. 우리은행이 연패를 당한 것은 2015년 1월 이후 2년 10개월만이다. 존스에 이어 토종 센터 양지희도 은퇴하면서 골밑 약화를 피할 수 없을 것이란 예상이었다.

이번 시즌 최강팀으로 선두 KB스타즈가 꼽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KB스타즈는 2년차 박지수와 새 외국인 센터 다미리스 단타스(이상 1m93)의 더블포스트를 구축하며 시즌 시작부터 강세를 나타내고 있다. 단타스는 경기당 평균 21.5득점과 12.8리바운드를 기록중이고, 박지수도 득점과 골밑 플레이에서 한층 발전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시즌 개막을 앞두고 전문가들은 객관적인 전력에서 KB스타즈가 최강이라고 예상했던 터다.

그러나 우리은행은 개막 2연패 후 조직력을 정비하며 연승 행진을 이어갔다. 개막 2연패 후 5연승을 달렸고, 지난달 27일 부천 KEB하나은행전부터 이날 삼성생명전까지 다시 3연승을 질주했다. 선두 탈환이 눈앞이다.

하지만 위 감독은 조심스러워했다. 그는 "우리가 쫓아가는 입장이니 순위는 큰 의미가 없다. 솔직히 작년과 같은 부담감은 덜 한데 KB스타즈가 좋은 건 사실"이라면서 "지금은 1등 목표보다는 외국인 선수가 새로 왔고, 보시다시피 손발이 안맞는 부분이 있기 때문에 그런 부분에서 좀더 맞춰야 한다"며 내실을 다지겠다는 점을 강조했다.

시즌 개막을 함께 했던 외국인 선수 아이샤 서덜랜드를 퇴출시키고 WKBL 경험이 있는 데스티니 윌리엄스를 영입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위 감독이 시즌 초반 외국인 선수 교체를 단행한 것은 보다 길게 시즌을 보겠다는 의미다. 위 감독은 "서덜랜드는 괜찮은 선수이기는 하다. 하지만 첫 두 경기를 지면서 빨리 바꿔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 승부처에서는 무게있는 선수가 낫겠다고 판단했다"며 "윌리엄스는 몸이 아직 덜 만들어졌다. 시즌 초라 위험을 안고 가도 괜찮다고 본다. 열심히 하고 있으니 곧 적응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우리은행의 베스트5는 박혜진-이은혜-임영희-김정은-나탈리 어천와다. 여기에 백업인 윌리엄즈가 정상 컨디션을 찾는다면 경기 운영에 여유가 생긴다.

위 감독은 "이번 시즌 많은 경험을 하고 있다. 좋은 경험이다. 아직은 안정적이지 않지만 쫓아가는 입장이니까 예년보다는 덜 부담스럽다. 지금은 우승 욕심이 문제가 아니다"며 차근차근 속도를 내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KBL 450%+NBA 320%+배구290%, 마토토 필살픽 적중 신화는 계속된다 스포츠조선 바로가기[스포츠조선 페이스북]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