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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대어들의 이동은 끝났다. 프로농구 각 구단들의 희비가 엇갈렸다.
평균 15득점 이상을 해주는 스코어러를 영입한 KCC는 단숨에 우승후보로 급부상하게 됐다. 외국인 선수 중 최고의 득점 능력을 갖춘 안드레 에밋과의 재계약을 추진 중인 가운데, 두 '트윈테러'의 위력이 막강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몰론, 풀어야 하는 과제도 많다. 두 사람의 공격 분배를 잘해줘야 하고, 센터 하승진이 건강하게 뛸 때 두 사람의 위력이 배가될 수 있다는 전제도 있다.
보호선수 문제도 잘 풀어야 한다. 결국, 주축 선수 중 전태풍-이현민-김지후-신명호 중 1명이 KGC로 갈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주판알을 잘 튕겨 전력 보호를 최소로 할 수 있는 보호선수 명단을 작성해야 한다.
이정현을 잃었지만, 든든한 센터 오세근을 지켰다. 통합 우승을 이끈 데이비드 사이먼, 키퍼 사익스와의 재계약을 추진 중이라 어느정도 전력 유지를 할 수 있다. 이정현의 공백은 뼈아프지만, KCC에서 수준급 보상선수를 데려올 수 있기에 위안이 된다. 아킬레스건 수술 후유증이 있었던 강병현이 비시즌 재활 훈련을 착실하게 하면 더 좋은 활약을 해줄 수 있고, 동기 문성곤이 상무에 입대했기에 한희원에게도 기회가 더 돌아갈 수 있는 상황이다. 우승은 장담하지 못하더라도, 4강권 전력은 지켜냈다는 평가다. 단, 외국인 선수들 재계약이 최종 확정되면 말이다.
과감한 베팅 삼성, 한 자리만 채우면...
삼성이 김동욱에게 과감한 투자를 한 것에 대해 놀라는 이들이 많았다. 어쩔 수 없는 선택. 당장 팀 주축이던 김준일과 임동섭이 상무에 입대해 그 공백을 메울 카드가 필요했다. 그런 가운데 김동욱이 가세해 이들이 돌아올 때까지 두 시즌은 어느정도 전력 약화를 피할 수 있게 됐다.
김동욱은 1m94의 장신이지만 플레이스타일을 보면 2번, 슈팅가드에 가깝다. 따라서 김태술-김동욱-문태영-리카르도 라틀리프로 이어지는 주전 라인업은 탄탄하다. 마지막, 김준일 역할을 해줄 토종 빅맨 1명을 구해야 한다. 그러면 삼성은 다음 시즌에도 대권에 도전할 수 있다.
소문만 무성했던 kt, 뭘 노렸나
이번 FA 시장 태풍의 핵은 부산 kt 소닉붐이었다. FA 대어 중 한 선수를 무조건 잡는다는 얘기가 파다했다. 엄청난 실탄을 준비하고 있다는 게 공공연한 사실이었다. 하지만 kt는 오세근도, 이정현도 잡지 못했고 결국 김동욱 입찰에 들어갔다 삼성에 빼았기고 말았다. 아무 소득도 없었다.
kt는 1순위 영입 후보로 오세근을 점찍었지만 그가 KGC에 잔류하며 혼란스러워졌고, 이후 베팅에서는 몸값이 비싼 이정현 대신 김동욱쪽으로 선회를 했다 이도저도 아닌 결과물을 얻고 말았다. 조동현 감독 계약 마지막해 선물을 안겨주려 했지만, kt의 전력 보강은 수포로 돌아가고 말았다. 원주 동부 프로미 역시 신임 이상범 감독에게 이정현이라는 선물을 안겨주고 싶어 했지만, 거대한 KCC의 벽을 넘을 수 없었다.
남은 선수들은 행방은?
FA로 인생 역전에 성공한 선수도 있지만, 시장 선택을 받지 못하고 눈물을 흘린 선수들도 많다. 양우섭, 이시준, 오용준 등이 대표적으로 총 13명의 선수가 원소속구단과 다시 협상한다.
양우섭의 경우 보상 규정 적용으로 손해를 봤다. 결국 원소속구단 협상 당시 제시받았던 금액보다 낮은 금액으로 창원 LG 세이커스에 잔류할 것이 유력하다. 아직은 포인트가드-슈팅가드로서 활용 가치가 있는 선수다. 이시준의 경우 삼성이 주희정까지 은퇴시킨 마당에 자리가 있을 지 의문이다. 천기범, 이동엽 등 젊은 가드 자원들이 많다. 오용준 역시 김민수가 FA 자격을 얻어 서울 SK 나이츠에 잔류하며 입지가 좁아졌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