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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분석]LG 사령탑 미스테리, 초보 현주엽 믿을 수 있나

류동혁 기자

기사입력 2017-04-21 14:34


LG는 의외의 선택을 했다. 지도자 경험이 전무한 현주엽 해설위원을 신임사령탑으로 선임했다. 과연 그가 LG의 숙원인 우승을 이끌 수 있을까. 사진제공=KBL

현주엽 LG 신임감독은 휘문고와 고려대 출신이다.

선수 경력만큼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KT의 전신인 골든뱅크와 KTF를 거쳐 2005년 LG에서 4시즌 동안 뛰었다. 뛰어난 탄력과 파워, 그리고 좋은 농구 센스로 패스하는 포워드로 각광을 받았다.

은퇴 후 여러 예능 프로그램과 함께, MBC 스포츠 해설위원으로 활동했다. 하지만, 그의 사령탑 선임과정에서 두 가지 의문점이 존재한다.

매끄럽지 않은 사령탑 선임 과정

LG는 시즌 중반부터 김 진 감독과 결별을 염두에 두고 있었다. 김종규 김시래 조성민 등 토종 선수들과 제임스 메이스같은 특급 외국인 선수로 선수단을 구성했다. 몇몇 약점은 있었지만, 조직력만 맞춘다면 충분히 우승 다크호스로 떠오를 수 있었다. 그러나 LG는 끝내 6강 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했다.

LG는 구단 창단 이후 우승경험이 없는 '굴욕의 역사'를 가지고 있다. 때문에 김 진 감독과의 결별은 정해진 수순이라 할 수 있다.

당연히 구단 내부에서는 차기 사령탑을 두고 많은 고심에 들어갔다.

사실, 강력한 사령탑 후보가 존재하지 않았다. LG는 당초 기존 감독군 여자농구 감독군 쉬고 있는 사령탑 후보군 등 세가지 카테고리를 만들고 차기 감독을 물색했다.


다음 시즌 우승을 목표로 거기에 적합한 사령탑을 인선하기 위해 '작업'에 들어갔다. 가장 유력한 사령탑은 전자랜드 유도훈 감독이었다.

전자랜드와 재계약이 끝나는데다, 지도력을 검증받은 인물. 하지만, 계약 협상 과정에서 세부적 조항을 놓고 이견이 생겼다. 양 측에서 밝히지 않고 있지만, '코칭스태프 선임권'을 놓고 줄다리기를 했다는 소문이 파다했다.

결국, 유 감독은 LG와 계약을 포기하고 전자랜드와 재계약을 맺었다. 그 다음 후보는 이상범 감독이었다. KGC를 우승으로 이끈데다, 국가대표 코치로 역시 능력을 검증받았다. 게다가 선수단의 인화 단결에서 적격인 사령탑으로 평가받았다.

하지만, 이 감독에게는 LG 프런트에서 확답을 주지 않았다. 결국 이상범 감독은 자신을 직접 찾아온 동부 구단과 계약을 맺었다. 김영만 감독과 재계약 포기 이후 동부는 발빠르게 움직였다. 리빌딩에 대한 계획을 제시하면서, 팀을 맡아달라고 했다. 결국 이 감독은 동부 사령탑으로 확정됐다. LG 프런트의 미숙한 판단으로 강력한 두 사령탑 후보군을 모두 놓쳤다.

이번에는 여자농구로 눈길을 돌렸다. 위성우 감독과 임근배 감독이 물망에 올랐지만, 두 사령탑은 고사했다. LG 고위 수뇌부의 간섭과 프런트의 개입이 부담스러웠다는 배경이 깔려 있다.

검증되지 않은 현주엽

현주엽 신임 감독의 가장 큰 약점은 지도자 경험이 전무하다는 점이다.

이 부분은 확실히 문제가 있다. LG는 내년 매우 중요한 시기다.

이미 LG는 우승전력의 토대가 마련됐다. 김시래와 조성민의 가드진, 그리고 김종규가 버티고 있다. 수준급의 외국인 선수 조합만 맞추면, 우승후보로 손색이 없다.

시간은 LG 편이 아니다. 조성민은 노쇠화가 진행되고 있는 상태다. LG는 포워드진의 약점도 있다. 김영환을 트레이드하면서 현 시점에서 스몰포워드는 경쟁력이 떨어진다.

즉, 포워드진의 약점을 메우면서 전력을 극대화할 수 있는 시기는 내년 시즌이 유력하다. LG 내부에서 잘 알고 있는 사실이다.

LG도 고민스러웠다. 당초 생각했던 유도훈 이상범 임근배 위성우 등이 모두 LG 사령탑과 인연이 없었다. LG 고위수뇌부가 '주판알'을 튕기면서 확답을 주지 못했기 때문이다. 결국 타 구단에게 뺏기거나, 고사했다.

현 감독은 지도자 생활을 한 적이 없다. 그런데 내년 시즌 '미션'은 우승이다.

현 감독이 지도자로서 어떤 능력을 보여줄 지는 알 수 없다. 한마디로 미지수다. 기대보다 잘 할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LG는 팀 내부적으로 잦은 트레이드와 외국인 선수에 대한 의존도로 분위기부터 수습해야 한다. 여기에 LG가 부족한 수비 기본기와 공격 패턴을 정립하는 많은 '숙제'가 남아있다.

그런데 코치 경험도 없는 초보 사령탑을 데려왔다. 다음 시즌, 오세근 이정현 등 주요 FA들의 행보에 따라 타 구단의 전력은 요동친다.

하지만, 이종현과 이대성 양동근 함지훈이 있는 모비스 등 경쟁팀이 만만치 않다. LG의 선택은 어떤 결과를 낳을까. 확실한 점은 '우승 확률'을 떨어뜨린 선택이라는 사실이다. 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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