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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줌인]잠실 명승부, 남발된 테크니컬파울에 빛이 바랬다

박재호 기자

기사입력 2017-02-26 18:50


모비스 양동근이 26일 서울 삼성전이 끝난 뒤 삼성 문태영과 포옹하고 있다. 사진 제공=KBL

26일 서울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6~2017시즌 KCC프로농구 서울 삼성-울산 모비스전은 명승부였다. 4쿼터 중반까지는 그랬다. 시소게임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 심판진이 2개의 테크니컬 파울을 한꺼번에 주자 경기장은 야유로 뒤덮였다. 두번째 테크니컬 파울은 심판진에게 어필하고 있는 모비스 주장 양동근을 향해 유재학 감독이 박수를 치며 들어오라는 제스처를 취해 불거졌다.

이날 경기는 삼성이 82대76으로 승리했다. 삼성은 아마도 이 두개의 테크니컬 파울이 나오지 않았어도 충분히 이길만한 경기력을 보여줬다. 모비스 역시 4쿼터 후반 양동근의 3점포로 1점 차로 따라붙은 뒤 더 집중력을 발휘했더라면 역전까지 가능했을 수도 있다. 승부는 그 누구도 알수 없지만 불필요한 심판진의 개입이 있었고, 흐름이 끊긴 것은 사실이다. 테크니컬 파울 이후 순식간에 5점으로 점수차가 벌어졌다.

경기후 유재학 감독은 "박수를 쳤는데 심판진이 테크니컬 파울을 줬다. 심판진이 파울을 줄만하니 줬을 것"이라고 했다. 감독들이 왜 인터뷰에서 불만을 토로하지 않는 지는 모두가 안다. 말하면 징계다. 화가 났을 법도 하지만 심판 판정에 대해 언급하면 징계를 받을 것이고, 벌금으로 낼 몇십만원, 몇백만원이 아까워서가 아니라 다음에 원치않을 심판 판정 보복을 당할수도 있을 거라는 무언의 두려움 때문에 참았을 것이다. 아니, 이또한 정확하지 않다. 순전히 이를 지켜본 기자의 생각이다. 유 감독은 정말 심판 판정에 대해 아무런 불만이 없을 수도 있다.

지금까지 수도 없이 심판 판정을 지적하는 기사들이 나왔지만 매번 바뀌지 않는다. 이 기사 역시 '소 귀에 경읽기' 일 것이다. 심판도 사람이니 실수 할 수 있고, 못볼 수도 있다. 또 매년 마구 마구 바뀌는 KBL룰을 정신없이 숙지하며 적응하고 있는 심판진이 한편으로 대단하다고 느껴질 때도 있다. 하지만 기분 나쁘다고 툭 던지는 테크니컬 파울은 잘못됐다. 유 감독 지적대로 양동근에게 그만 됐으니 들어오라는 제스처였을 수도 있다. 아니라고 손사래치며 사정하는 얼굴을 보고서도 기분 나빴다며 테크니컬 파울을 주는 것은 과도한 경기 개입이다. 테크니컬 파울은 자유투, 공격권에서 끝나지 않는다. '오늘은 경기의 신인 심판이 우리편이 아니구나'하는 절망감을 당하는 선수들에게 안겨줄 수 있다.

결과적으로 이날 테크니컬 파울은 한달전 삼성전에서 데뷔전을 치른 뒤 급성장한 모비스 이종현의 활약, 양동근의 분투, 경기내내 코트를 지배한 삼성 외국인 선수 리카르도 라틀리프와 문태영의 빛나는 플레이까지 흠집냈다. 경기후 한때 동료였던 문태영에게 다가가 포옹을 한 양동근의 모습만 깊은 잔상으로 남았다.

이날 문태영의 통산 7000득점 시상을 한 김영기 KBL 총재도 현장에서 같은 아쉬운 마음을 가지셨을 것이다. 분명 그러셨으리라 생각된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KBL이 아직 심판판정에 대한 부정적인 기사에 대해선 재정위원회에 회부를 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다시한번 박수를 보낸다. 이날 경기는 명승부였다.
잠실실내체=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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