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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서울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6~2017시즌 KCC프로농구 서울 삼성-울산 모비스전은 명승부였다. 4쿼터 중반까지는 그랬다. 시소게임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 심판진이 2개의 테크니컬 파울을 한꺼번에 주자 경기장은 야유로 뒤덮였다. 두번째 테크니컬 파울은 심판진에게 어필하고 있는 모비스 주장 양동근을 향해 유재학 감독이 박수를 치며 들어오라는 제스처를 취해 불거졌다.
지금까지 수도 없이 심판 판정을 지적하는 기사들이 나왔지만 매번 바뀌지 않는다. 이 기사 역시 '소 귀에 경읽기' 일 것이다. 심판도 사람이니 실수 할 수 있고, 못볼 수도 있다. 또 매년 마구 마구 바뀌는 KBL룰을 정신없이 숙지하며 적응하고 있는 심판진이 한편으로 대단하다고 느껴질 때도 있다. 하지만 기분 나쁘다고 툭 던지는 테크니컬 파울은 잘못됐다. 유 감독 지적대로 양동근에게 그만 됐으니 들어오라는 제스처였을 수도 있다. 아니라고 손사래치며 사정하는 얼굴을 보고서도 기분 나빴다며 테크니컬 파울을 주는 것은 과도한 경기 개입이다. 테크니컬 파울은 자유투, 공격권에서 끝나지 않는다. '오늘은 경기의 신인 심판이 우리편이 아니구나'하는 절망감을 당하는 선수들에게 안겨줄 수 있다.
결과적으로 이날 테크니컬 파울은 한달전 삼성전에서 데뷔전을 치른 뒤 급성장한 모비스 이종현의 활약, 양동근의 분투, 경기내내 코트를 지배한 삼성 외국인 선수 리카르도 라틀리프와 문태영의 빛나는 플레이까지 흠집냈다. 경기후 한때 동료였던 문태영에게 다가가 포옹을 한 양동근의 모습만 깊은 잔상으로 남았다.
이날 문태영의 통산 7000득점 시상을 한 김영기 KBL 총재도 현장에서 같은 아쉬운 마음을 가지셨을 것이다. 분명 그러셨으리라 생각된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KBL이 아직 심판판정에 대한 부정적인 기사에 대해선 재정위원회에 회부를 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다시한번 박수를 보낸다. 이날 경기는 명승부였다.
잠실실내체=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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