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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차 잠실대첩, 또다시 피끓는 혈투였다.
경기 전 KGC에 악재가 있었다. 팀의 기둥 오세근이 허리 부상으로 제대로 뛸 수 없다는 것. 오세근은 5일 창원 LG 세이커스전에서 허리 근육이 올라와 이날 정상 컨디션이 아니었다. 선발로 출전해봤지만 1분36초만 뛰고 이후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오세근이 못나온다면 삼성에 절대적으로 유리할 수 있는 게임이었다. 삼성은 언더사이즈 빅맨 마이클 크레익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오세근이 없다면 2, 3쿼터 크레익을 막을 마땅한 선수가 없었다. 그러나 크레익은 이날 경기 5득점에 그쳤다. 3쿼터는 아예 득점이 없었다.
삼성을 살린 양희종-문태영 변수
그렇게 경기는 4쿼터 마지막까지 승패를 알 수 없는 흐름으로 갔다. 경기 막판을 지배한 간 삼성 문태영(20득점)이었다. 문태영은 4쿼터 막판 승부처에만 10점을 몰아쳤다. 마지막 삼성은 집중적으로 문태영의 1대1 공격을 시도했다.
그럴 수밖에 없는 상황이 연출됐다. KGC에는 문태영의 천적 양희종이 있다. 양희종이 대인방어를 하면 확실히 문태영은 부담스러워 한다. 그러나 양희종이 1쿼터 3개의 파울을 하고 말았다. 4쿼터까지 잘 버텼다. 그러나 4쿼터 초반 양희종이 심판 판정에 격렬히 항의하다 테크니컬 파울까지 받고 결국 5반칙 퇴장당하고 말았다. 양희종 대체자로 문성곤이 투입됐지만 확실히 양희종의 수비와는 달랐다. 이 때부터 삼성이 잠잠하던 문태영을 집중적으로 활용하기 시작했고, 문태영이 해결사 역할을 제대로 해냈다. 72-70으로 앞서던 경기 종료 35초 전 쐐기 레이업슛이 결정타였다. 경기 마지막 쐐기 자유투 4개도 문태영 책임이었다.
결국 삼성이 80대74로 승리했고 단독 선두로 치고 올라가게 됐다. 잘나가던 KGC는 3연패 늪에 빠지고 말았다.
한편, 옆 체육관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서울 SK 나이츠와 창원 LG 세이커스의 경기는 혼자 32점을 폭발시킨 테리코 화이트의 활약 속에 SK가 승리했다. SK는 3연승으로 6강 경쟁에 불을 지필 수 있게 됐다.
잠실실내=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