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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지한 라틀리프 "한국인 선수처럼 느껴지고 싶다"

노재형 기자

기사입력 2017-01-04 21:52


삼성 리카르도 라틀리프가 다시 한번 한국 귀화 희망을 강하게 드러냈다. 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연초 한국으로의 귀화 의사를 나타내며 뜨거운 주목을 받고 있는 서울 삼성 외국인 선수 리카르도 라틀리프가 다시 한번 한국 국적 취득에 대한 강한 의지를 나타냈다.

라틀리프는 4일 인천 삼산체육관에서 열린 2016~2017 KCC 프로농구 원정경기에서 94대83으로 승리한 뒤 가진 수훈 선수 인터뷰에서 "오늘 생갭다 어려운 경기였다. 전자랜드가 수비가 좋고 열심히 뛰고 허슬플레이를 아끼지 않는 팀이기 때문에 공격이 풀리지 않았다"면서 "그러나 어려운 경기를 이겨서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러나 이날 라틀리프 인터뷰는 경기 내용보다는 귀화와 관한 주제를 놓고 집중적으로 이뤄졌다. 라틀리프는 "처음 얘기했을 때 많은 사람들이 농담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은데, 절대 그렇지 않다. 나는 진지하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다음은 라틀리프와의 일문일답.

-귀화를 생각하게 된 계기는.

한국은 내가 프로 생활을 시작한 첫 나라다. 5년째 뛰고 있는데 여기에서 은퇴하고 싶을 만큼 한국이 좋고 미국보다 한국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낸다. 귀화한다면 자랑스러운 선수가 될 수 있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

-구단과의 미팅에서 무슨 얘기를 했나.

우선 구단은 내가 발언한 것에 대해 깜짝 놀라기는 했지만, 좋다고 했다. "귀화 동기가 뭐냐?", "농담이 아니고 정말이냐?", "진지한 것이냐?"고 계속 물었는데 그런 쪽으로 의논을 했다. 농담이 아니라 진지하게 귀화를 생각한다고 말했다. 많은 사람들이 농담으로 받아들이는 것 같은데 미팅할 때 그게 아니라고 했다.

-특별한 이유가 있었나.


여러가지 이유가 있다. 우선 한국에 대한 애정이다. 실제 나는 시즌이 끝나면 여러군데서 영입 오퍼가 들어온다. 그러나 매년 나는 한국으로 온다. 한국 음식이 좋고, 한국 사람들의 정이 좋다. 가족들이 안전하게 살 수 있는 환경도 마음에 든다.

-언제부터 귀화를 생각했나.

2014년 존스컵 대표로 나갔을 때, 물론 단일팀(울산 모비스)으로 출전했지만 마치 한국을 대표해서 뛴다는 느낌이 들었다. 우승도 하고 내가 MVP를 탔는데, 그때 내가 이 나라에서 은퇴를 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이날 경기전 삼성 이상민 감독에 따르면 라틀리프는 당시 모비스 유재학 감독과 이와 관련한 이야기를 나눴다)

-귀화한다면 어떤 점에서 도움이 되고 싶나.

여러부분에서 기여하고 싶다. 아시안게임 우승도 하고 싶다. 한국이 올림픽에 나간지 오래됐다고 하는데, 올림픽 출전 기회를 얻을 수 있도록, 그리고 승리를 따낼 수 있도록 도움이 되고 싶다.

-귀화 절차와 규정이 복잡하다는 걸 알고 있나.

물론 복잡하다는 걸 안다. 구단과의 미팅을 통해 절차가 간단치 않다고 들었다. 그러나 난 아직 젊고 선수로 뛸 날이 많이 남아 있기 때문에 조급하지 않다. 절차가 길어지더라도 기다리겠다.

-귀화 결심에 영향을 미친 선수가 있나

문태영으로부터 좋은 영향을 받았다. 형인 문태종 선수도 그렇고 다른 혼혈 선수들이 동기부여가 된게 사실이다. 그들도 그렇고 나도 그렇고, 우리는 미국에서 태어나고 자랐다. 그러나 나는 한국인의 피가 흐르지 않는다는게 차이점이다. 또 주희정 선수가 1000경기 기록을 달성한 것을 보고 나도 저렇게 오랫동안 한 곳에서 뛰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용병 선수들은 전세계를 다니며 뛰는데, 난 문태영처럼 한 곳에서 오랫동안 기록을 쌓으면서 뛰고 싶다.

-가족들은 뭐라고 하는가.

가족들도 한국에서의 생활에 만족하고 있다. 내 생각과 크게 다르지 않다. 여자 친구와 딸, 미국에 있는 가족들도 내가 한국으로 귀화하고 싶어한다는 걸 알고 있다. 특히 딸은 한국에서 태어났고, 여자 친구와는 한국에서 4년을 함께 지냈다. 미국에서의 생활은 1년에 4개월이 채 안된다. 한국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낸다. 한국은 많은 분들이 따뜻하다. 물론 가족들의 지지가 있어야 한다. 상호 보완적인 생각을 하고 있다.

-귀화하면 KBL에서 신분이 애매해지는데.

그건 내 손에 달린 게 아니라는 걸 안다. 그러나 나에게 선택권이 있다면 귀화해서 국내 선수로 취급받고 싶다. 해마다 새로운 선수들이 많이 들어오는데 애런 헤인즈(고양 오리온)처럼 그들과는 달리 한국에서 오래 뛴 선수가 되고 싶다. 한국인 선수로 느껴지고 싶다.
인천=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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